5일 오후 전날부터 205㎜ 이상 폭우가 내린 전남 보성군에서 정용인 보성소방서장이 관내 재해 취약 지역을 안전 순찰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어린이날 연휴 동안 광주·전남에 최대 267.5㎜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가 잇따랐다.

6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광주·전남지역 누적 강수량은 보성 267.5㎜, 광양 265㎜, 고흥(포두) 231㎜, 순천 226㎜, 보성(벌교) 205㎜, 여수산단 188.5㎜, 광주 무등산 85㎜ 등으로 집계됐다.

많은 비로 인해 광주·전남 곳곳에서 관련 사고가 발생했고 농경지 침수·도복(倒伏)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남지역 집중호우 농경지 피해 면적은 1천723ha로 조사됐다. 맥류 도복이 1천372ha로 가장 컸고, 조생종 벼 침수 330ha, 하우스 침수 19.1ha 등이었다.

주요 피해 발생 지역은 해남, 강진, 고흥, 광양 등이다.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은 해남군 황산·문내·산이면으로, 1천200ha 규모의 보리류가 쓰러져 12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강진군 강진·도암면에서도145ha 규모의 보리·귀리가 비바람에 누워 1억4천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고흥 금산·포두면 등에서는 조생벼 330ha가량(3억3천만원)이, 광양시 봉강·옥룡면에서는 애호박·토마토 등 하우스 17.2ha(4천300만원)가 각각 물에 잠겼다.

여수에선 가로수 4주가 쓰러져 소방당국이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전남소방본부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각각 5건(배수조치 2건·안전조치 3건), 68건(인명구조 1건·배수조치 11건·안전조치 56건) 등 총 73건의 호우 관련 조치를 실시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이날 자정을 갓 넘긴 오전 12시41분께 광양시 광양읍 한 주택에 뒷산에서 흘러내린 흙이 들어와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를 했다.

앞서 전날 오후 10시52분께에는 광주 북구 동림동 빛고을대로에서 첨단2지구 방향으로 가던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인근 시설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60대 운전자와 동승자 등 총 3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날 오후 1시58분께에는 광양시 광양읍 덕례리 한 교각 밑 굴다리에서 이곳을 지나가려던 차량이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전남도는 전날 전면 통제했던 53항로 81척 중 2항로 12척을 제외한 나머지의 운영을 정상화했고, 소방당국과 함께 피해 시설들을 대상으로 안전조치 및 응급 복구를 시행 중이다.

한편 하루 사이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전남 일부 지역은 5월 일강수량이 극값을 경신했다. 광양이 198.6㎜로 지난해 기록됐던 극값 150.2㎜를 넘어섰고, 진도는 지난 2019년 102㎜를 넘긴 112.8㎜로 1위를 경신했다. 완도(139.9㎜)·순천(154.1㎜)·보성(186.7㎜)·강진(129.2㎜)도 극값을 새롭게 기록했다.

/양시원·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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