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광주 남구 제중로 92 소재의 전 광주시노인회관. 수년째 공실 상태로 건물 곳곳의 페인트가 벗겨지고 균열이 가 있으나 일부 학생들이 무단 침입하는가 하면 인근에서 어르신들이 게이트볼을 치기도 해 안전사고 등의 우려가 일고 있다./주성학 기자

“늦은 시간 건물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리면 깜짝 놀라요. 담장이 낮아서 아이들이 쉽게 드나드는 것 같더라구요. 인근 주민들은 대책이 필요하다고들 말하죠.”

광주 남구 서동에 위치한 전 광주시노인회관이 수년째 방치되며 학생들의 탈선 등 우범지대로 전락할 우려가 있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남구 제중로 92 소재 건물은 지난 1981년 7월10일 사용 승인된 노유자(老幼者) 시설로, 노인회관으로 사용되다 노후로 인한 안전 및 공간 부족 등의 문제가 제기돼 2021년 4월 서구 치평동에 신축·이전하면서 현재는 공실 상태다.

앞서 광주시는 2020년 6월 발생한 ‘발달장애인 모자 사망 사건’ 이후 전국 최초로 최중증발달장애인 돌봄사업을 전개해 왔는데, 해당 건물을 최중증발달장애인 융합지원센터로 사용하기 위해 2022년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했다.

하지만 기존 사업이 2022년 국정과제로 선정되고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을 통해 ‘최중증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사업’으로 바뀌게 되면서 건축비 미확보 등의 이유로 사업이 검토 단계에서 끝나 현재까지 미사용 중이다.

문제는 이 건물이 지난 2016년 안전진단 C등급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추가 진단을 받지 않은 데다, 일부가 부서져 있어 안전사고 등이 우려되나 늦은 시간 학생들이 무단 출입하는 등 관리·감독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오전 찾은 해당 건물은 입구에 약 100㎝ 높이의 접이식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을 뿐 건물 출입을 금지하는 팻말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주변 펜스 일부는 훼손돼 사람의 출입이 자유로운 상황이나 CCTV 등이 없어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건물 뒤편 역시 일부는 수풀이 우거져 있고, 2·3층 창문 두 개는 방충망이 찢어진 상태이며, 비상계단으로 보이는 곳곳에는 균열이 가 있었다. 또 시멘트가 부서져 내부 철근이 녹슨 채로 드러나 있기도 했다.

주민 정모(33)씨는 “학생들이 건물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며 “또 어르신들이 게이트볼을 치기도 하는데,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철거를 하던지, 쓰임새를 찾아 리모델링을 하던지 하루 빨리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시청 내 전 부서를 대상으로 공유재산 활용을 검토했으나, 적당한 대안이 나오지 않아 공실로 두고 있다”며 “1-2개월 주기로 점검을 지속하고 있고, 사용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며 무단 출입 및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안내판 설치도 계획 중이다”고 밝혔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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