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 북구 운암동 어린이공원 주변 쓰레기에 불을 지른 40대가 앞서 북구청에 전화로 “치워달라”고 민원을 접수했으나, 결과를 회신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방화는 분명한 범죄이나 “쓰레기를 치웠지만, 쌓이는 속도가 매우 빠른 취약지다”라는 답변을 들었다면 민원인이 행정기관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범죄로 처벌받게 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28일 북구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12분께 운암동 어린이공원 주변에 쌓여있던 쓰레기가 A(40대)씨에 의해 불에 탄 것과 관련, 방화 전부터 이달 초까지 6건의 민원 전화가 접수됐다.

6건의 전화는 모두 운암동 어린이공원 주변의 쓰레기를 치워달라는 성격의 것이었다.

이 전화 모두 A씨가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민원인의 신원이 특정되는 국민신문고와 달리 유선 민원은 하루에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건이 접수되는데, 누가 제기했는지 일일이 기록하고 조치 결과를 회신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A씨는 범행 후 경찰 조사에서 “전화로 민원을 제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요청했으나 제대로 수거되지 않아 불만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와 관련, 북구 관계자는 “이달 중 운암동 어린이공원 주변의 쓰레기를 치워달라는 유선 민원에 대해 담당 부서에서 수거 등 조치를 즉각 취했다”면서도 “유선으로 들어왔던 만큼 처리 결과를 회신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운암동 어린이공원 주변은 쓰레기를 치우는 것보다 쌓이는 속도가 더 빠른 취약지라, 결과를 회신하지 않았다면 민원인 입장에선 처리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지속 제기되는 민원에 대해 유선이라도 처리 결과를 회신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 북부경찰서는 일반물건방화 혐의로 입건한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데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할 방침이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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