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 담그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전남지역 장류가 조명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전통장인 동국장을 재현한 해남에 관심이 쏠린다. 동국장은 간장과 된장을 분리하지 않고 숙성해 먹는 고유의 장이다. 발효균이 그대로 살아있는 생장으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만찬 소스로 쓰인 적도 있다.

또한 대흥사의 두부장을 전수받아 상품화하는 등 대중화에 전력하고 있다. 두부장 만드는 방법은 특허로 등록돼 있다. 관내 7개 업체에서도 전통장을 계속해서 제조하고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해남군은 유네스코 지정을 계기로 여행스토리 책자 발간과 함께 특색있는 전통음식을 알리고 계승할 수 있는 교육 실시 등 차별화된 장 문화를 확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관광 체험상품도 운영한다.

한국 음식문화로는 2013년 ‘김장’에 이어 두 번째인 ‘장 담그기’는 콩을 주재료로 메주를 빚은 뒤, 이를 발효시켜 된장과 간장 등으로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일컫는다. 콩 재배부터 메주 쑤기, 장 담그기, 장 가르기, 숙성과 발효 등을 거치는 제조법은 중국이나 일본과 구별된다. 유네스코는 밥·김치와 함께 식단의 핵심인 장을 정성과 기다림으로 담는 기술과 지혜는 물론, 가족과 지역사회 공동체의 정신을 전승해 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최근 장은 건강을 중시하는 글로벌 미식 트렌드에 부합하는 발효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서 피 말리는 요리 경연의 주요 소재로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이 다뤄져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이번 등재로 한국의 전통 음식문화를 공유하는 기회가 확대되는 한편으로 관련 산업 육성을 통한 수출 확대의 교두보가 마련될 수 있다. 유네스코는 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대두 생산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콩 생산량 증대를 위한 여건을 조성해 식량 안보와 지속가능한 농업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대부터 단순한 음식 준비를 넘어 한국의 식문화와 생활 방식을 반영하는 중요한 유산이다. 전남 중심의 장류가 전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체계적인 보전과 전승을 위한 노력을 더 세심히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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