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6(목)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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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광주는 이러한 민주화와 그 이후의 정권창출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통해 민주도시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주변을 돌아보면 정치는 이념과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를 적폐라며 치열한 청산투쟁에 매몰돼 있으며, 사회는 돈과 권력 등 눈에 보이는 힘에만 집착해 인격과 도덕, 배려와 양보, 관용과 포용 등 각박한 삶을 완화하고 청량감있게 해주는 희망을 찾을 수 없다.
OECD 국가 중에서 자살율과 산업재해 사망률은 최고, 합계출산율 최하위, 사회적 포용 등 사회통합지수도 20년째 최하위라는 통계가 우리의 삶의 질이 얼마나 조악한지, 왜 삶을 포기하고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인지를 말해 준다.
이처럼 세계가 칭송하는 민주화의 성공 속에서도 우리의 삶이 최악으로 추락한 이유는, 분열 갈등 지향적 속성의 정치가 중앙·지방·마을에 이르기 까지 우리 삶을 독점적·총체적으로 지배해 정치적 대열에 줄서지 않으면 살아가기 어려운 구조와 문화인데 반해 이러한 정치를 견제할 지역적 국민적 역량은 미약해 정치를 통제하기 보다는 오히려 나쁜 정치의 지원세력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즉 비민주적 독재권력에 항거해 쟁취한 기본권, 권력분립, 지방자치, 선거제도 등 민주주의 제도만으로는 민주적인 정치, 민주적인 사회, 민주적인 삶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민주적인 제도라고 하더라도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민주적인 품성과 역량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도가 민주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것이며, 선거 등 몇 가지 제도만으로 우리 정치와 사회 전반을 민주적으로 커버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본래 민주주의 체제는 국민의 민주적 의식과 역량 없이는 성공적 운영이 어려운 정치 체제이다. 즉 민주시민만이 운영할 수 있는 정치체제인 것이다. 민주시민이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삶의 태도와 주인의식, 관용의 정신, 법과 규칙을 준수하는 태도, 공동체 의식을 갖춘 사람이다.
따라서 민주주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민주적인 제도 뿐 아니라, 구성원에 대해 민주적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참여할 수 있는 시민적 의식과 역량, 즉 민주적 시민성을 함양하는 노력을 체계적으로 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민주시민교육은 민주주의를 위한 국가의 책무인 것이다.
그리하여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수백 년 동안 발전시켜온 민주주의제도임에도 민주주의 교육을 일상적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독일은 히틀러 독재에 순응했던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 철저한 민주적 정치교육 체제를 확립했다.
그러나 우리는 민주주의 역사도 짧고 일제와 왕조시대 유교문화의 영향 등 민주발전의 저해요인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민주주의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학교교육 등에서 나름의 민주주의교육을 하고는 있으나 대학입시를 위한 지식교육일 뿐 민주적 품성이나 인성함양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많은 논의와 제기가 있었지만 그것마저도 진영에 따라 생각이 달라 아직도 제도화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부끄러울 뿐이다.
필자는 우리가 진정한 민주국가로서 서로 존중하며 양보 타협하고, 관용하고 포용하는 문화, 돈과 권력 못지않게 양심과 도덕, 인격도 존중받는 민주적이고 성숙된 정치와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당지배적 지역정당구조 개선, 중앙정당의 지역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민주시민교육의 제도화와 일상화를 통해서 시민의식과 행태, 관행이 민주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단언한다.
이 중 정당관련 구조와 제도개선도 결국은 국민의 각성이 있을 때 가능한 일임을 생각하면 민주시민교육은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시급한 국가적 과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민주시민교육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다름 아닌 주민자치의 성숙 발전이다. 민주시민교육은 사회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갖춰야할 민주적인 의식과 역량을 함양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사람의 가장 작은 생활단위에서 공동의 문제를 민주적으로 해결해가는 직접 활동인 주민자치과정에 필요한 의식 및 역량의 함양활동과 일치되기 때문이다. 이점이 곧 바로 ‘주민자치가 민주주의의 학교’인 이유이다.
다음 기회에는 이러한 주민자치활동이 어떻게 민주시민의식을 함양하게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민자치 발전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지역사회적 노력을 촉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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