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8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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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노니는 섬’에서 신선이 되다
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 / 선유도
‘구불길’ 눈길 닿는곳마다 그림같은 풍광이 할매바위에서 영원한 사랑을 기약하고

  • 입력날짜 : 2014. 07.24. 19:35
고군산군도의 맏이섬인 선유도는 발길 닿는 곳마다 절경을 자랑한다. 숨은 비경까지 속속들이 보고 싶다면 반드시 자전거를 이용해야한다. 무녀도와 선유도, 장자도가 연륙교로 이어져 있어 발품만 제대로 판다면 잊지못할 추억을 한보따리 담아 올 수 있다.
고군산군도는 군산 남서쪽 바다에 조개껍데기를 뿌려놓은 듯 떠 있는 63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있다.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구성된 고군산군도는 선유도를 중심으로 동쪽에 무녀도와 신시도·야미도가, 북쪽에 횡경도·방축도·명도·말도가, 서쪽에 관리도가 자리를 잡고 사이좋은 형제마냥 서로를 손짓하며 붕긋붕긋 솟아 있다.
선유도 선착장에 내리니 길가에 자전거가 진열되어 있다. 선유도에 온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용하여 일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두 발로 걸어서 선유도의 비경에 푹 빠져볼 참이다. 선착장을 빠져나와 걷기 시작하는데, 두 개의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진 망주봉이 손짓을 한다.

선유도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너른 백사장과 푸른 바다가 망주봉과 어울린 모습이 ‘신선이 노니는 섬’ 선유도의 이름을 실감케 한다. 선유도해수욕장은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곱디고운 백사장이 망주봉을 배경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하여 ‘명사십리’라고도 불린다. 선유도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 1.2㎞, 폭 50m에 이르며 백여 미터를 나아가도 수심이 허리밖에 차지 않고 잔잔하여 가족·연인 단위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다.

선유도 본섬과 망주봉 사이에는 만조가 되면 폭 50m 정도의 해수욕장과 해안사구를 제외하고는 바닷물로 채워진다. 1.2㎞에 이르는 좁고 긴 모래언덕은 해저에 모래톱 형태로 쌓여 있던 모래 입자들이 파도로 운반되거나 썰물 때 바람에 의해 운반되어 이루어졌다. 이 모래언덕이 두 개의 섬을 지렛대처럼 연결해 하나의 섬이 되었다.

이러한 풍경을 위에서 내려다보기 위해 망주봉에 오른다. 망주봉은 옛날 선유도에 유배된 충신이 매일 이 산에 올라 한양에 계신 임금을 그리워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망주봉(152m)에 올라서는 순간 내가 곧 신선이 된 것 같다.

선유도해수욕장 앞에 떠 있는 솔섬은 그렇지 않아도 아름다운 명사십리의 풍경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꼬막껍질을 엎어놓은 것 같은 작은 두 개의 소나무 섬은 마침 썰물이 되어 해수욕장과 연결되어 있다.

간조 상태의 선유도·무녀도 갯벌과 무녀도 뒤로 보이는 해무에 감싸인 비안도·변산반도의 모습은 한 폭의 추상화다. 선유도는 장자도·대장도와 함께 선유도해수욕장 앞에 잔잔한 호수를 만들고, 더 크게는 무녀도·신시도·야미도와 계도·횡경도·방축도·명도·말도, 그리고 관리도가 선유도를 가운데 두고 둥그렇게 감싸 거대한 호수를 만들었다. 망주봉에서는 고군산군도 한 가운데에 선유도가 신선처럼 떠 있는 형국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망주봉을 내려와 해변을 따라 선유3구 마을 쪽으로 걷는다. 선유3구 마을 입구에서 손에 잡힐 듯이 가까운 대봉전망대를 바라보며 산길로 접어든다. 대봉전망대에 오르니 망주봉의 두 봉우리가 진안 마이산 같은 느낌을 준다. 수평을 이룬 선유도해수욕장은 수직으로 솟은 망주봉·선유봉과 어울려 비경이 되었다.

구불길은 대봉에서 남악리 몽돌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따라 이어진다. 대장도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마지막봉우리를 내려서니 남악리 몽돌해수욕장이다. 손에 쥐어질 정도로 작고 둥근 몽돌이 깔린 몽돌해수욕장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소박하다. 그러나 해수욕장 양쪽으로 해안절벽이 있어 운치를 더하고, 북쪽으로 방축도·명도 같은 섬들이 솟아 있어 외로움을 덜어준다.

장자도와 대장도로 향한다. 장자대교 근처에서 본 대장도는 좌우균형이 잘 맞는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자태 또한 위풍당당하다. 회색빛 바위와 진녹색 나무는 붉은 지붕을 한 민가들과 어울려 에메랄드빛 바다에 떠 있다.

장자도는 예전엔 멸치포구로 유명해서 1990년대까지만 해도 포구에 멸치젓갈 통이 빼곡하게 들어찼다고 하는데, 지금은 예전 같은 멸치어장은 형성되지 않는다. 섬 대부분이 암봉으로 이루어진 대장도는 대장봉 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민가와 팬션들이 예쁘다. 대장봉으로 오르는데, 등에 아기를 업은 모양의 할매바위가 보인다. 이 할매바위에는 과거를 보러 서울로 간 남편을 기다리다 등에 업은 아들과 함께 돌이 되어 버렸다는 슬픈 전설이 서려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 할매바위를 보면서 사랑을 약속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 바위를 보며 아름다운 사랑을 염원한다.

가파른 암벽을 올라가니 대장봉(142m)이다. 무엇보다도 장자도와 선유도가 멀리 비안도·변산반도를 배경삼아 푸른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명사십리를 이룬 선유도해수욕장과 망주봉이 신시도·야미도가 함께 어울린 모습도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화다.

다시 장자대교를 건너 다리공사로 한쪽 자락이 훼손된 선유봉으로 오른다. 무뚝뚝한 바위로 이루어진 선유봉(112m)에 올라서니 두 신선이 마주보고 바둑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선유봉으로 다가오는 풍경 역시 감동적이다. 가깝게 바라보이는 장자도와 대장도의 모습이며, 망주봉·대봉과 명사십리의 빼어난 풍경에서 쉽게 눈을 떼지 못한다.

무녀도와 선유도 사이에 떠 있는 세 개의 작은 무인도, 장구도·앞삼섬·주삼섬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세 섬은 갈매기와 물오리 등 바닷새의 천국이기도 하다. 선유봉이 내려다보고 있는 조용한 어촌마을, 선유1구의 작은 만에는 옥돌이 깔려있다. 옥돌해수욕장를 지나 선유도에서 무녀도로 통하는 선유대교로 올라선다.

무녀가 춤을 추는 형상의 무녀도를 다녀오고 싶지만 배 시간 때문에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다. 무녀도 기행은 군산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무녀봉(130.9m)과 염전 등의 모습을 보는 것으로 대신한다. 우리를 태운 배는 육지로 향하고, 우리는 신선의 기운을 가슴에 안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여행쪽지

▶선유도 구불길은 두 개 코스, 21.2㎞로 8시간 정도 소요된다. 두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선유도 비경을 구경할 수 있는 A코스가 좋다.
-A코스:선유도선착장-망주봉-대봉전망대-몽돌해수욕장-선유도해수욕장-장자대교-장자도-대장도-장자도-초분공원-선유도선착장(12.4㎞)
-B코스:선유도선착장-선유도해수욕장입구-초분공원-장자대교입구-선유봉-옥돌해수욕장-선유대교-무녀도염전-무녀봉-선유대교-선유도선착장(8.8㎞)
-.A코스와 B코스를 조합하여 선유도선착장-선유도해수욕장-망주봉-대봉전망대-몽돌해수욕장-선유도해수욕장-장자대교-장자도-대장도-장자대교-선유봉-옥돌해수욕장-선유도선착장을 걷는다면 17.2㎞로 6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 선유도로 오가는 배편은 군산에서 하루 4-5회 운행된다. 구체적인 시간은 평일과 주말, 물 때 등에 따라 달라지니 군산연안여객선터미널(063-472-2727)에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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