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야”

이번주 광주에 대거 내려와 광주민심을 얻기 위해 이리뛰고 저리뛰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 대통령선거입후보자들을 보고 광주시민들이 보인 반응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호남정치의 존재감이 없다고 한탄 했었는데, 여당 야당을 불문하고 호남에서 인정을 받으면 19대 대통령이 될 것처럼 모든 후보가 광주를 누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최성, 국민의당의 안철수 박주선 손학규, 바른정당의 유승민 남경필 등이 광주를 중심으로 호남에서 벌이는 혈투는 ‘한국정치 1번지가 정말 광주구나’ 실감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대선주자 경선이 이번주말부터 시작되고 첫번째 지역으로 호남을 먼저 정한지라 이번주는 지지자간의 전쟁터 같다. 모든 정당이 호남에서 선택 받으면 다른 지역에 큰 영향을 끼치고 곧 그 당의 대선주자로 결정될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첫 단추를 잘 채우기 위해 모든 것을 다 걸고 있다.

한국정치에 있어서 호남의 선택을 받은 후보가 대세를 형성한다는 여론은 호남의 자부심이 될만하다. 늘 대의적인 선택을 했던 호남이 가리키는 정치지형은 상징성이 높고, 호남의 선택이 곧 야권 심장부의 선택이라는 인정은 호남으로 하여금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따라서 각 당 후보들이 광주에 캠프 본진을 차리고 광주와 전남, 전북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많은 공약과 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광주시민의 마음은 무겁다. 당장의 호언장담에 속지 않고 진짜 리더를 가려보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20일 광주를 방문해 5·18정신을 헌법에 추가하고 ‘5·18 관련 자료 폐기 금지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뒤 23일 이후에는 27일까지 4박5일간 호남에 상주한다고 한다. 안희정 후보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토크콘서트를 연뒤 22일부터 2박3일간 전북, 광주, 전남 등 호남에 머물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아예 광주를 본부삼아 진지를 구축하고 TV토론 등 외부 일정이 있을 때만 수도권으로 출퇴근을 하는 등 27일까지 일주일간 호남에 머물며 민심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후보도 21일 광주를 찾아 당원들과 4차례 간담회를 진행했고 23~24일 전남·북 지역에 머물고 있다. 손학규 후보 역시 22일 광주에 내려와 25일까지 머무를 예정이다. 대선후보 중에 광주출신 현역의원인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호남 유일 후보임을 내세워 호남을 공략하면서 ‘이번에는 호남에서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절실함을 전국에 호소하고 있다.

사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야당에서 당선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모든 국민이 이번 주말 광주에서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1차 순회투표를 예의주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5월9일 탄생할 새 대통령을 점쳐보려고 한다. 그야말로 이번 주말 치러지는 ‘호남대첩’이 결정적인 승부수라는 점에서 혹자는 실질적인 ‘대통령 선거’라는 얘기도 서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호남 ARS투표, 27일 광주에서 1차 순회투표 결과가 중요하다.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이 지금 광주에 와 있는 이유다. 국민의당은 25일 광주·전남 1차 현장투표가 명운을 결정한다. 안철수 박주선 손학규가 광주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역밀착형 선거운동에 주력하며 텃밭 공략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지금 광주 분위기는 비장하다. 우리의 선택이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점심을 먹으러 나가면 모든 광주시민이 경선 얘기를 할 정도로 분위기가 과열돼 있다. 더군다나 조기 대선 판세가 3월말 안에 광주에서 결정된다는 부담도 크다.

광주광역시의 만 19세 이상 인구는 2017년 현재 117만6621명, 같은 연령대 전 인구의 2.8%다. 전남과 전북을 합한 호남지역 전체 유권자는 전국의 10%다. 영남권이나 충청권보다 절대적으로 수가 적은 호남 10%의 선택이 다음 대통령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 순간, 정말 옳은 선택을 해야 한다.

모든 대선 후보가 호남에서 반전과 반란, 바람을 원하는 것은 호남이 ‘바람의 키’을 쥐고 있으며 호남이 가리키는 바람의 방향을 온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 호남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호남정치는 민주화의 원동력이자 한국정치에 역동성을 제공하는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호남정치는 정작 호남의 차별과 빈곤 문제를 해결했을까? 아니다. 따라서 호남인은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와 함께 대한민국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와 더불어 호남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탄핵정국에서 나타난 호남의 열망, 명제는 사회적 불균형 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비전이다. 대선 때마다 후보들이 서로 적임자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불균형은 더욱 심해졌다고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번 국가를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하면서 희생을 해온 호남이지만 이번에는 수 십 년 반복된 지역차별 해소책을 내놓는 후보를 주목하고자 한다. 호남인은 편향되지 않은 열린 마음으로 호남발전을 견인할 후보의 면면을 면밀하게 통찰해야 한다. 객관적인 현미경 검증을 통해 장·단점을 잘 살펴봐야 한다. 공약과 정책도 비교분석해야 한다. 진정 호남이 열망하는 대의정치, 민주복지국가 건설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잘 따져봐야 한다.

/ssnam48@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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