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물고기들이 풍영정천에서 떼죽음 당하는 일이 없기 위해 주민 모두가 나섰습니다.”

최근 광산구 수완지구에 위치한 풍영정천을 깨끗한 생태하천으로 가꾸기 위해 주민들이 소매를 걷어부쳐 주목을 끌고 있다.

더욱이 이곳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풍영정천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풍사모)이라는 봉사단까지 구성하고 도심 속 하천으로 거듭나는데 혼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이곳 주민들이 풍영정천 살리기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올해 이곳에서 7차례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대부분 하남산업단지 내 업체들이 비오는 날 유독물질을 몰래 버리면서 물고기 집단 폐사가 발생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주시는 하남산단과 평동산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교육과 함께 유독물질 무단 배출시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이에 풍영정천 인근 주민들이 무단 폐수방류 감시에 본격 나섰다.

지난 2009년 모임을 발족한 풍사모는 풍영정천생태해설가양성교육, 생태교육 가이드북, 지도 등을 제작 배포하며 지역 생태하천을 알리고 꾸미는 일을 해오고 있다. 또 올해부터 매달 한 번씩 풍영정천환경모니터링단을 구성 및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광산구가 구성한 민관 협력단체 풍영정천 살리기 추진위원회에도 활동하고 있다.

환경전문가와 수완동민 등 33명이 참가해 만들어진 풍영정천 살리기 추진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수완동·운남동·하남동·월곡동 등 풍영정천 주변 5개 동 주민과 몇몇 단체에서 산발적으로 추진해오던 천 살리기 운동 일환인 통합한 주민자치단체다. 추진위는 하천 전문가를 초청해 배우는 ‘풍영정천 돌아보기’, 환경정화를 위한 ‘풍영정천 걷기대회’, 광주환경공단 탐방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풍사모도 여기에 합류해 풍영정천 지킴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풍사모 김용재 대표는 “풍영정천을 생태하천으로 만들기 위해 그간 꾸준히 생태교육사업을 진행하고 다양한 주민참여형 활동을 벌여왔다”며 “이번에 만든 풍영정천 생태조사단을 통해 풍영정천을 생태하천으로 가꾸고 풍영정천을 오염시키는 이들이 나타나지 않도록 감시활동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고 밝혔다./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