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신분 확인과 할인·우대 제공을 위해 도입된 청소년증이 관련 기관과 청소년의 무관심 속에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절차 과정이 복잡한데다 학생증과 기능까지 중복되면서 광주지역 청소년 발급률은 고작 4%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도입된 청소년증은 시·군·구에서 만 9세 이상 19세 이하 청소년에게 발급되는 청소년 신분증이다.

청소년증은 각종 시험, 금융거래 시 사용할 수 있으며 국가·지자체가 운영하는 대중교통, 문화예술공연 관람료 면제·할인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는 교통카드 기능과 편의점 등에서 선불결제를 추가해 유용성도 높였다.

하지만 저조한 발급률로 도입 취지가 바래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광주지역 청소년증 발급 건수는 고작 7천25건에 그쳤다. 그러나 발급대상인 광주지역 청소년 수가 20여만명에 달한점을 감안하면 발급률이 고작 4%에 해당된 수치다.

청소년증 발급률이 이처럼 저조한 이유는 학생증으로 신분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신청을 위해 주민 센터를 방문해야 하고 발급기간만 수개월 이상 걸리는 등 절차도 번거롭다. 여기에다 행정기관의 홍보 부족으로 청소년증을 소지할 경우 문제아로 인식되는 경향도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증 소지자 김모(16)군은 “SNS를 통해서 청소년증을 알게 돼 발급받았지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청소년증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을뿐더러 괜히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으로 낙인 찍히는 것 같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모(16)양은 “요즘은 학생증에 체크카드 기능도 있다”며 “특별한 혜택이 있다면 몰라도 굳이 학생증이 있는데 청소년증을 발급받을 이유를 못 느끼겠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청소년증을 활성화하기 위해 학생증과 청소년증을 일원화하거나 특별한 혜택을 추가해 제도에 변화를 줄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 여성청소년가족정책관 관계자는 “현재 청소년증이 대중화되지 않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며 “그래도 2016년에 비해 지난해는 교통·선불결제카드 등 적극적인 홍보로 3-4배는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증과 청소년증을 일원화하거나 제도적으로 개선할 필요성은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소년증 제도는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당시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범 실시한 뒤 2004년 전국적으로 확대·시행됐다. 여성가족부가 2010년부터 사업을 이어받아 올해로 도입 14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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