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수채화가 눈앞에 펼쳐진다. 마을지붕과 산자락은 물론 섬으로 연결된 다리도 보라색이다. 전동차도 보라색이고, 사람들도 보라색 옷을 입었다. ‘퍼플섬’(purple Island)으로 불리는 신안군 안좌도의 부속 섬, 박지도와 반월도가 그곳이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에는 바닷물이 빠져 안좌도와 박지도, 반월도 사이…2023-06-13 19:34

5월의 대지가 푸르다. 녹음이 짙어지면서 여름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녹색풍경을 바라보며 고흥으로 향한다. 녹색은 언제나 사람의 눈을 편하게 해준다. 남파랑길 65코스가 시작되는 고흥군 과역면 독대마을에 도착했다. 해변의 낮은 언덕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옥들이 예쁘고 정겹다. 마…2023-05-30 19:25

서상항은 과거 여수와 카페리가 오갔던 남해의 대표적인 항구다. 2012년 여수엑스포가 열릴 때는 여수와 서상항을 오가는 크루즈선이 운항되기도 했다. 여수엑스포가 열리는 3개월 동안 많은 관광객이 여수엑스포를 관람하고 나서 크루즈선을 타고 남해를 찾았다. 여수엑스포 이후 여수와 남해를 오가는 여객선은 운항되…2023-05-16 19:39

큰 산 덕유산(1614m)은 수많은 봉우리와 골짜기를 품고 있다. 덕유산 골짜기에서 흘러나온 물줄기는 여러 계곡을 이뤘다. 덕유산 계곡 중에서 무주 쪽에 구천동계곡이 있다면 거창 쪽에는 월성계곡이 있다. 월성계곡 물줄기는 남덕유산 서쪽 비탈에서 출발하여 동쪽으로 흘러간다. 서출동류(西出東流)의 물길을 이룬다. 그래…2023-05-02 19:29

연둣빛 물결을 따라 길을 떠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신록이 눈부시다. 봄에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활력 넘친다. 남파랑길 64코스가 시작되는 고흥군 남양면 망동마을에 도착했다. 남파랑길 64코스부터는 고흥 땅을 걷게 된다. 망동마을회관 뒤쪽으로 망동마을 가옥들이 망주산을 등지고 자리한다. 망주산은 여자만 …2023-04-18 19:22

하루가 다르게 산색이 달라지고 있다. 막 잎을 내민 연잎들이 연두색으로 산을 채색하기 시작했다. 붉게 핀 진달래도 수줍은 처녀마냥 고운 얼굴을 내밀었다. 도로와 하천둑길에는 벚꽃이 흰색 벨트를 이뤘다. 노랑 유채꽃이 벚꽃의 화사함을 더해준다. 핑크색 복사꽃도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대지에서 꽃이 펼치는 ‘…2023-04-04 19:21

봄빛이 화사하다. 무채색의 대지가 새 옷을 갈아입었다. 매화가 하얗게 꽃을 피우고, 산수유도 노란 꽃망울을 터뜨렸다. 물가에서는 버드나무가 새잎을 내기 시작했다. 대지에서는 쑥, 냉이를 비롯한 들풀들이 일제히 땅을 뚫고 푸른빛을 드러내어 다른 식물들의 겨울잠을 깨운다. 봄을 맞이한 대지가 나를 자연 속으로…2023-03-21 19:50

벌교의 키워드는 ‘꼬막’과 ‘태백산맥’이다. 여자만 벌교갯벌에서 잡힌 꼬막이 ‘벌교꼬막’이다. 벌교에는 꼬막정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많다. 벌교여행을 오는 사람이라면 누구랄 것도 없이 꼬막정식을 먹고 간다. ‘태백산맥’은 조정래의 대하소설이다.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가 벌교다. ‘태백산맥’에 등장하…2023-03-07 19:13

남파랑길 62코스가 시작되는 순천시 별량면 화포항에 도착하자 바깥공기가 차갑다. 좀처럼 얼지 않던 바닷물이 꽁꽁 얼어 정박된 어선들이 얼음 위에 떠 있다. 봉화산 자락 해변에 남향으로 화포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화포마을을 감싸고 있는 봉화산에는 일출과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화포항 동쪽…2023-02-14 19:35

승용차를 광양시 옥곡면소재지에 두고 백운산둘레길 5코스가 시작되는 백학동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24인승 소형버스에는 우리 일행만 타고 있고, 중간에서 타는 손님도 없다. 운전기사 말로는 하루 종일 빈 차로 다닌 적도 있단다. 오늘의 농촌 현실을 알 수 있는 얘기다. 우리사회가 도시화 되면서 농촌인구는 급격히 줄…2023-01-31 19:14

익산으로 가는데 너른 들판과 낮은 산이 한없이 부드럽고 편안하다. 부드럽고 온화한 백제문화를 보는 것 같다. 미륵사지 앞을 지나 기양리 미륵산주차장에 들어서니 넓은 주차장에 승용차가 꽉 차 있다. 미륵산은 주변에 높은 산이 없는 익산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이다. ‘미륵산 둘레길’은 미륵산 등산로를 따라…2023-01-10 19:09

깊은 산속 옹달샘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시냇물이 되고 강물이 돼 바다로 흘러간다. 강물은 산이 가로막으면 돌아가고, 호수를 만나면 쉬었다 가기도 하지만 흐름을 멈추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일찍이 물가에 마을을 이루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강은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지가 된다. 만경강은 전라북도 지역에서만 …2022-12-27 19:06

남파랑길 61코스 출발지 와온마을은 순천시 최남단에 위치한 해변마을로 여수시 율촌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뒷산이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서 누울 ‘와’(臥)와 따뜻할 ‘온’(溫)자를 써서 와온마을이라 했다. 가구수 100호가 넘는 큰 마을로 순천만 동쪽 초입이다. 순천만은 여자만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와온해…2022-12-13 18:51

‘하동 회남재 숲길’을 걷기 위해 지리산 청학동으로 향한다. 길은 좁은 골짜기를 따라 이어지고 먼 길을 달려온 지리산의 잔맥들이 깊은 산골을 이뤘다. 청암면소재지를 지나 하동호로 올라선다. 눈앞에 커다란 호수가 펼쳐진다. 청학동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묵계천을 가로막아 만들어진 하동호 물은 농업용수로 사용…2022-11-29 18:53

민족의 영산 지리산은 수많은 사찰을 품고 있다. 큰 절만 손꼽아 봐도 화엄사를 비롯하여 천은사, 연곡사, 쌍계사, 대원사, 실상사, 벽송사 등이 쉽게 떠오른다. 산내 암자까지 헤아려보면 그 숫자 가늠이 안 된다. 오늘은 천년고찰 화엄사와 산내 아홉 암자를 순례하려고 한다. 화엄사로 들어가는 도로에는 단풍나무 가로…2022-11-15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