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 이기적이다. ‘함께 한다’라는 말은 멋있다. 그러나 현대에 접어들어 그 실천이 점점 더 어렵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우리네 삶은 미래에 희망이 없다. 무언가 이타적으로 우리를 묶는 것이 필요하다. 그 중요한 매개체가 문화예술이 아닌가 싶다. 함께 모여서 합창을 한다거나 미술작품을 공동창작하는 것보다 더 사람들을 뭉치게 하는 것이 있을까?

문화재단에서 진행 중인 문화경매 행사도 그렇게 사람들을 뭉치게 하고 우리네 삶에 희망을 주는 일 중 하나다. 이 사회의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아끼던 애장품을 경매에 내놓는다. 그리고 모여 관람하고 이야기하고 또 필요한 사람이 구입하여 그 수익을 문화예술에 사용하는 행위는 문화예술을 아끼는 사람들에겐 최고의 즐거움이다.

이번 광주문화재단 5주년 기념 행사 중 하나인 경매에는 약 50여명의 문화예술애호가들이 190여종의 애장품을 경매에 내놓았다. 전시를 통한 사전판매도 시행하였는데 약 90여점의 전시품이 예약판매되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명사들만 구입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구입한 경우도 꽤 있다는 것이다. 문화예술이 특정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생성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힘들고 고단한 세상, 더군다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더욱 움츠러드는 이 세상에 함께 하고 더불어 사랑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문화예술이란 도구가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 큰 기쁨이다.

최근 연말연시를 맞아 사람들이 모이는 행태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식당에서 술을 마시거나 노래방에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빨리빨리 현상과 어울려 대화하고 함께 하는 훈련이 되지 못한 까닭이다. 이 뻔한 우리의 삶의 모습에 문화예술이 답이라고 감히 제안한다. 술좌석 한번 줄이고 가까운 지인들과 합창단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일주일, 아니 한달에 한번이라도 지인들과 모여 화음을 만들어보는 것은 이기적인 인간관계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자연스레 목소리를 죽여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합창을 통해 깨닫게 될 것이다.

이번 문화재단 5주년 문화보듬1년 행사는 크게 3가지로 이뤄졌다. 5주년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재단 공간 곳곳에 젊은 작가들의 예술품을 설치, 전시하는 ‘공간 스토리 두잉’프로그램과 지난 5년의 성과를 보고하는 ‘1825+’프로그램 그리고 명사들의 애장품을 모아 전시하고 판매, 그리고 경매하는 ‘미리 보시유’‘오늘은 우리가 보듬어 드림’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광주문화재단은 문화예술이 어떤 특정인들만 생산하고 즐긴다는 생각을 지양하고 나눔을 통해 온 시민들의 삶에 문화예술이 젖어들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얼핏보기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음악회나 전시회를 통해 시민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민들도 문화보듬운동에 주체적으로 나서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광주문화재단은 문화와 예술이 시민 마음 깊숙이 스며들도록 전력투구할 것을 거듭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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