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광주는 통일신라 시대 때 무주(武洲)라고 불리웠다. 그러다가 견훤의 시대에 광주라는 땅 이름이 처음으로 등장했으며, 행정구역상의 공식명칭으로 등장한 것은 고려 태조 때다. 이후 승격과 강등의 역사 변천 속에 광주와 광산이라는 지명이 뒤바뀌면서 출현했고 한일합방 되던 해에 공식적으로 광주로 불리게 되었다.

광주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지게 된 것일까? 구체적인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무등산의 ‘서석대’에서 시작되었다는 전래가 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광주 시내에서 반짝이는 ‘서석대’를 볼 수 있는데, 이를 ‘수정병풍(水晶屛風)’으로 부르며 상서로운 바위로 반짝 이는 빛을 발한다고 해서 광주를 빛고을로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옛 선인들이 생각한 빛의 의미가 황필(黃筆)의 시에 잘 나타나 있다. ‘겨울 햇빛 같은 따뜻함은 사람들이 품으려 하고, 여름 햇빛 같은 뜨거움은 사람들이 두려워한다’라는 구절로 사람들이 따스한 겨울의 해(冬日之日)를 갈망한 흔적이 역력하다. 고려말 문인 학자인 이집은 . ‘광주는 남쪽 나라의 웅장한 번진’이라 했는데요. 이를 연관시켜보면 광주. 땅 이름에서 풍기는 빛은 작열하는 여름의 불볕이 아니라 ‘추위를 녹이는 따스한 겨울의 햇빛’이고, 남쪽 땅 호남에서 황금빛 넉넉한 곡창지대로 많은 사람들을 먹이며 추위를 녹이는 따스한 빛의 땅으로 여겨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광주라는 이름의 한자 뜻풀이인 ‘빛고을’이라는 호칭을 본격적으로 사용한 사람은 기독교 문필가이자 민중운동가인 함석헌(1901~1989) 선생이다. 이는 함석헌 선생의 스승인 다석 류영모(1980~1981)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한국 기독교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다석 류영모 선생은 가장 처음 광주를 ‘빛고을’이라 칭한 인사다. 류영모 선생이 광주를 빛고을이라 부르게 된 것은 이현필 선생을 광주에서 본 뒤라고 전해진다. ‘맨발의 성자’라 불리는 이현필 선생은 일생을 절식하고 맨발로 다니며 예수의 복음을 전한 바 있다. 한국전쟁으로 전라남도와 광주에도 전쟁고아와 거지가 많았던 당시 이현필 선생은 광주에 ‘동광원’이라는 공동체를 세워 고아들과 함께 생활하고 수많은 제자를 길러 냈다. 그의 모습을 보고 류영모 선생은 빛과 생명을 실천한 이현필 선생이 있는 광주를 ‘빛고을’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처음 사용된 빛고을의 명칭은 80년대가 되면 일반 시민들도 사용하게 된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 이후 광주는 어둠의 시절을 밝힌 투쟁의 빛으로 불려졌습니다. 90년대를 거치면서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투쟁의 빛은 민주, 인권, 평화의 빛’으로 변모한다. 21세기에 이른 지금 광주는 영원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태양의 빛을 기본 소재로 광주의 예향, 의향, 미향을 형상화하려 노력하면서 문화와 인권 생명과 평화의 도시로서 온누리를 밝혀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과 연계해 광산업, 빛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 등으로도 그 상징적 의미를 활용하고 있다.

무등산 아래 광주를 들여다 보면 볼수록 광주는 다른 도시와 다른 뭔가가 있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향후 광주를 연구하는 이들이 더 많이 생겨 그 의미를 역사적으로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광주의 미래와 정체성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 같은 맥락에서 광주문화재단이 추진 중인 광주학센터 설립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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