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지현 선생의 ‘애꾸눈 광대’를 봤다. 대선 D-day 518일, 정권교체의 갈망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5·18의 당사자가 풀어낸 무대라서 인상 깊었다. 그간 여러 버전의 애꾸눈 광대를 관람했지만 이번 공연이 지금까지 본 ‘애꾸눈 광대’ 중 가장 좋았다. 처음 2010년에는 이지현의 1인극으로 공연이 구성되었다가 2012년 5윌9일에 ‘애꾸눈 광대’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일본 오사카 및 서울 부산 대구 제주 등 순회공연을 돌았고, 광주 곳곳의 중·고등학교를 찾아가는 공연도 해왔다. 6년이 지난 지금은 6인극으로 상연 중이다. 광주의 이야기를 상설화시키는 것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발돋움 하는 길이라 생각했기에 관심 있게 보아 왔던 터이다. 참 많이 발전했구나, 참 애를 많이 썼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실 딸이 처음에는 조명으로 또 3인극에 다중성을 지닌 1인으로 출연해서 이작품의 방향성을 놓고 고민한 걸 옆에서 아니 가까이서 지켜봐야 했기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이 작품을 상설화시키고 전국화·세계화시키는데 조금만 더 다듬고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이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참 고무적이다.

24일에 100회 공연을 맞는다. 광주 시민들에게 무료로 상연되는 이 공연이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 가족들의 엄청난 슬픔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아가는 진솔한 사연에 민주화운동을 하느라 소홀한 틈을 타 가출한 아들을 찾는 얘기지만 잃어버린 주먹밥 공동체와 민주주의를 찾자는 주제의 연극이다. 가정과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 수많은 젊은이들이 가정으로 돌아가 행복한 삶을 누렸으면 하는 기원도 담고 있다. 가족과 함께 보는 것 도 권해볼만하다.

상처받은 영혼의 치유야말로 온전한 치유임을 알게 하는 작품이다. 애꾸눈 광대를 보면서 본인의 아픈 이야기를 드러내는 것 자체가 힐링이었다. 5·18 민주화운동 33주년인 올해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5·18이 축제가 되어야 한다. 80년 5월 온몸으로 항쟁을 겪은 많은 사람들이 삶을 통해 5월 이야기를 하고 있다. 5·18당시 부상자인 이지현씨가 애꾸눈 광대로 올해 5월28일에 시작하여 10월8일까지 매주 둘째 주와 넷째 주 화요일 빛고을 아트스페이스에서 무대에 올린다.

5·18당시 고3시민군이었던 김향득씨가 5·18기간에 사비로 YMCA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전을 열었다. 그는 5·18당시 고3학생이었고 계엄군에게 구타와 고문을 당한 후유증이 있었지만 이걸 카메라 앵글로 담아내는걸 보면서 예술로 치유하는 5월 이제는 5월정신인 나눔의 정신, 대동정신이 다시 부활되어야 한다. ‘애꾸눈 광대’는 상설무대로 꾸며지고 나아가 전국화 되어져 5월의 의미가 우리들 가슴에 살아남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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