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開運)을 하는 방편 중에 ‘팔아준다’라는 행위가 있다. 주로 불가(佛家)나 무속인들이 운(運)이 막혔거나 안 풀릴 때 많이 하는 방법이다. 원래 ‘팔아준다’라는 말은 양식(糧食)을 상징하는 쌀 1말과 의복(衣服)을 상징하는 광목 1필, 그리고 명줄을 의미하는 실 1타래와 재물(財物)을 상징하는 현금을 3의 수에 맞춰 주고 자신의 안 좋은 악운(惡運)과 바꾸는 방법이다. 쉽게 말해서 태어나서 한평생 먹고 쓰고 입는 것을 위와 같이 최소(最小)한으로 축소(縮小), 압축(壓軸)해서 드릴테니 안 좋은 것을 다 가져가고 좋은 운을 주라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풍습(風習)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것이 와전돼 일부 사이비 무속인이나 종교인들이 터무니없는 금액을 말하고 만약 팔지 않으면 무슨 큰일이 날것처럼 혹세무민하는 방법으로 전락되고 말았다. 이러한 ‘팔아준다’는 의미를 조금 더 쉽게 설명해주는 일화(逸話)가 있다.

어느 스님께서 마을에 탁발하러 다니시던 중 어느 집에 다다르니 매우 가난한 집이었다. 주인이 나와서 “스님, 저희 집은 너무도 가난해 스님에게 시주드릴 것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니 스님은 자비의 마음을 내어 “주인장 보아하니 형편이 말이 아닌데 주인장께서 가지고 계시는 그 가난을 나에게 팔겠소?”라고 말하니 스님 저희 집엔 팔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하니 “주인장 저기 우물이 보이는데 그 우물에서 물 한 바가지를 떠서 나에게 그 가난을 파시오”라고 하니 주인은 냉큼 우물가로 가서는 큰 바가지에 물을 정성스럽게 스님에게 바치면서 “스님 여기 물 한 바가지에 저의 가난을 팝니다”하면서 드리니 스님은 그 물 한 바가지를 벌컥벌컥 마시며 하시는 말씀이 “비록 이 물은 소승(小僧)이 마셨지만 소승은 법복(法服)을 입은 불제자(佛弟子)인 만큼 이 물은 부처님이 마신 거나 진배가 없소이다”하며 돌아섰다. 그 이후 그 주인장 집의 형편은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이 일화는 가난마저도 팔아서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팔아준다’ 라는 의미는 내가 가진 것 중 줄 수 있는 소중한 것을 내어주면서 악운(惡運)을 길운(吉運)으로 바꾸고자 하는 기복신앙(祈福信仰)에서 내려오는 하나의 풍습이다.

그래서 꼭 쌀과 광목, 실타래를 묶어서 팔아주거나 종교적인 방법이 아니어도 현재의 자신의 위치에서 베풀 수 있는 봉사활동이나 생명체를 살려주거나 하는 방생(放生)하는 덕(德)으로도 상보(相補)의 효과로 인해 자신의 운(運)이 개운(開運)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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