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現) 정부에서 가장 언변(言辯)을 잘하는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이낙연 국무총리일 것이다. 그는 철저한 실무와 탄탄한 이론을 기반으로 거센 파도와도 같은 야당의 공격을 쉽게 와해시킬 뿐만이 아니라 절대로 흥분하지 않고 언성을 높이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할 말은 다하고 상대방을 오히려 궁지에 몰아넣어 버린다.

이 총리처럼 상대방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궁지로 몰아넣기 위해서는 지식과 정보가 확실한 우위에 있어야하고 절대로 패할 수 없는 이론적 입지를 굳힌 다음 우회(迂回)와 임기응변의 수단을 잘 응용하면 다투거나 싸우지 않고서도 상대방을 굴복시킬 수 있다.

우회는 본래 탄력적인 대책이다. 불변(不變)으로 만변(萬變)에 대응하려 해서는 안 된다. 멀고 긴 우회 도로가 목표에 이르는 가장 짧은 길이 될 수도 있다. 일반적 상황에서라면 대개는 곧은 노선이 가깝고, 돌아가는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직선 운동이 방해를 받거나 난관에 봉착했다고 판단되면, 즉시 우회하거나 양 옆에서 싸고 들어가는 대책을 취해서 상대방의 예리한 반격을 피해야 한다. 보기에는 길고 먼, 돌아가는 길이지만 오히려 승리를 위한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필자에게 왔던 한 아가씨는 성별만 여자로 태어났지, 타고난 명국(命局)에는 관성(官星)과 인성(印星)이 부족했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상관(傷官)이 강했다. 그는 직장을 세 번 옮겼으나 모두 윗사람과 안 맞아서 그만 뒀다. “항상 윗사람이 왜 저만 괴롭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투덜거리는 그에게 필자는 “상처받지 말고 들으세요. 항상 어딜 가도 윗사람과 부딪히죠?”라고 묻자 “네”라고 대답했다. 필자는 “그리고 절대로 윗사람에게 머리를 못 숙이죠?” 또 묻자 “네”라고 대답하는 그에게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세요. 본인의 부하직원이 본인처럼 행동하면 어떻겠어요?”라고 묻자 그는 “예의 없고 건방지다고 말할 것 같아요.”라고 타고난 대로 솔직하게 말했다. 필자와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그는 나름대로 깨달았는지 “그러고 보니 모든게 제 탓이군요. 제가 바뀌지 않으면 어딜 가나 직장 상사와는 안 맞겠군요”라며 그는 스스로 해답을 찾았다.

그래도 이 아가씨는 빨리 자신에 대해서 깨달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묘하게도 자신에 대해서 가장 잘 알아야 할 자신이 남보다 자신을 더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역학(易學)이 오랜 세월동안 지금까지 전래되어 학문으로 남아있는 이유는 자신을 가장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수신학(修身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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