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일은 역학(易學)에서 피흉추길(避凶趨吉)의 대표적인 방법이다. 운로(運路)의 흐름에 의해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숙명(宿命)론이지만 운로의 흐름을 알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개운(開運)론이다. 역학은 숙명론으로 자기의 명운을 알고 그 명운을 좋은 쪽으로 개선하려는 의의(意義)가 있기 때문에 개운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개운론중에 대표적인 것이 택일이다. 천기(天氣)의 흐름을 알아서 그에 맞는 길흉을 책력을 보고 선택을 하는 것이 택일법인데 택일에는 풍수에서 쓰는 음택(묘를 쓸 때 하는 장사택일), 양택(토목, 건축, 건물수리 등)이 있고 이사날짜를 잡는 이사택일이 있고 남녀의 혼인 날짜를 잡는 혼인택일이 있다. 그리고 아이의 사주를 결정하는 출산택일이 있다. 역학을 모르는 사람들은 택일 자체를 미신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양학을 아는 사람들은 기운(氣運)의 상생과 충돌의 의미로 택일을 본다.
이 중에서 출산택일은 음택과 양택, 이사날짜, 혼일택일을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출산택일의 일화 중 우리나라에서는 성삼문(成三問·1418-1456)의 일화가 유명하다. 성삼문의 어머니가 성삼문을 임신하자 친정으로 갔는데 그의 친정아버지가 사주명리에 조예가 깊으셔서 새로 태어날 외손자의 출산일을 계산해보니 예정보다 2시간 정도 늦게 나와야 외손자의 사주가 좋다는 것을 감지하고 외할머니가 되는 자신의 부인에게 “자네 산실(産室)로 들어갈 때 다듬잇돌을 들고 가소. 아이가 나오려고 하거든 이 다듬잇돌로 산모의 자궁을 틀어막아야 하네. 그러다 내가 됐다라고 신호를 보낼 때 아이가 출산토록 해야 되네”라고 시켰다.
다듬잇돌은 옛날 빨래할 때 사용하던 돌을 말한다. 산모의 고통이 극심해지면서 “지금이면 됐습니까?”라고 물었으나 외할아버지는 “아니다.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고 조금 더 있다가 “이제는 됐습니까?”라고 물었으나 또 “조금만 더 기다려라”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이제는 출산해도 되겠냐고 물어보자마자 성삼문이 태어났는데 ‘3번 물었다’(三問)해 이름을 성삼문(成三問)으로 지었다고 한다. 외할아버지는 조금만 더 늦게 태어났다면 환갑까지 살수 있을텐데 이 사주로는 40세를 넘기기 힘들다고 탄식했다고 한다. 실제로 성삼문은 39세의 나이로 비극적인 삶을 마감했다.
타고난 출생일인 천기(天氣)가 운명을 다 결정하지는 않지만 동양학에서 출산택일은 살아가면서 엮어지는 모든 기운(氣運)과 연결된다고 보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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