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방직공장의 작업 모습.

1964년 전남방직공사 직원들이 세운 국기게양대

일제강점기 광주 종방 작업 모습

유림숲<광주역사민속박물관 제공>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임동 방직공장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오는 10월30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유림숲속 방직공장 : 버들꽃씨의 기록’ 기획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방직공장이 들어서기 이전 자리했던 유림숲의 시간부터 더 이상 공장의 기계가 돌아가지 않는 현재 시점까지를 다룬다.

이를 위해 이 공간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는 가상의 인물 ‘버들꽃씨’를 만들어 냈다.

버들꽃씨는 유림숲의 형성과 변화를 경험한 관찰자다. 싹을 틔워 아름드리나무로 숲을 일구는 대신 자유로운 꽃씨로 현재까지 광주 임동을 기억하는 기록자로 남아 있다.

1부 ‘유림숲의 작은 꽃씨’는 조선시대 광주사람들이 사랑해 마지 않았던 유림숲의 장소적 가치에 천착한다. 우리가 그토록 다시 마주하고 싶었던 유림숲을 실감영상으로 재구성했다. 4면으로 구성된 실감영상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숲의 이미지를 극대화해 유림숲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2부 ‘종방의 소녀를 만나다’는 유림숲이 없어진 자리에 문을 연 종연방적 전남공장(이하 종방)과 이곳으로 강제동원돼 노동했던 어린 여공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장흥, 진도, 보성에서 갑자기 광주 종방으로 오게 된 이들의 사연을 음성자료로 구현해 엄혹한 시절을 함께 더듬어갈 수 있도록 했다.

3부 ‘임동 방직공장의 나날’에서는 광복과 한국전쟁 이후, 방직공장의 복구와 활황을 다룬다. 특히 1960년대 이후 광주로 유입된 여성 인구 중 다수가 임동에 자리잡은 사실과 이들의 주체적 삶이 빚어낸 도시 광주의 의미를 되돌아 본다. 1960-70년대 방직공장에서 일했던 경험담과 아울러 관련 자료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4부 ‘기계소리 멈춘 방직공장에서’는 공장 가동이 멈춘 방직공장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과 이 공간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의 필요성을 환기한다. 디지털액자를 통해 1950년대 공장 생활 이모저모를 살필 수 있으며, 일제강점기부터 자리했던 공장의 발전소 내부를 VR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컵 받침대 만들기’ 체험공간도 마련돼 있다. 날실과 씨실을 엮어 나만의 전시 기념품을 제작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이다. 아울러 방직공장 부지를 향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작은 코너도 운영할 계획이다.

신현대 광주역사민속박물관장은 “임동 방직공장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이제는 우리의 유산으로서 방직공장의 의미와 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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