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및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안전운임은 차주들이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할 필요가 없게끔 법으로 정해둔 최소한의 운송료로, 최저임금 개념과 비슷하다. 지난 6월 파업 당시 쟁점으로 정부와 합의한 바 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올해 말 종료되는 시한에 대해 3년 연장을 추진하겠다면서도 차종·품목 확대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광주와 전남지부 조합원은 각각 1천500명, 2천800여명으로 지역 대형 사업장들도 물류 운송과 피해 최소화에 비상이 걸렸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은 임시 적치공간을 확보하고 향후 추이를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광주공장과 금호타이어는 공장 내부 등에 여유 공간이 있으나 만일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 업체가 밀집한 여수국가산단 입주 기업과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긴급 물류를 사전 출하하고 임시 적치장 마련, 대체 운송 수단 확보 등 대응에 나섰다. 시멘트 제한 출고 등으로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레미콘 공장과 건설 현장에도 긴장감이 역력하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는 팽팽히 맞서 있지만 공식적인 교섭을 이어가야 한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불안정한 환경에서 물류 마비 사태로 확산되면 기업들의 경영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여기에 준법투쟁을 시작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도 내달 2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급식·돌봄 종사자로 구성된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등으로 이뤄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25일 하루 1차 파업에 들어간다. 본격 ‘동투(冬鬪)’ 정국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산업계의 혼란은 물론 국민적 불편이 불가피하다. 그 피해를 예측하기도 어렵다. 지금은 고통을 분담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상생 협력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화물연대의 사례에서 보듯 정부의 미숙한 대처도 지적되고 있다. 앞으로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노조도 대화와 타협에 대한 의지부터 보여야 한다. 장기화는 안 된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