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에게 제출한 ‘2023·2024년 분기별 고향사랑기부제 모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남은 올해 상반기 47억5천400만원으로 전년 동기(61억2천700만원) 대비 22.4% 급감했다. 전남은 지난해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100억원을 넘겨 143억3천만원을 기록한 바 있는데 올 들어 감소액이 가장 많았다. 광주는 5억2천800만원으로 500만원 증가했음에도 실적으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전국적으로 총액은 199억8천만원, 모금 건수는 14만8천65건, 1인당 평균 모금액은 13만4천940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시행 2년차를 맞은 고향사랑기부제 금액과 건수 모두 첫 해보다 대폭 줄었다.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 복리 증진과 지역 활성화에 사용한다. 치열한 답례품 경쟁까지 더해 순탄하게 출발했으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지난해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으로 4분기 모금이 53%를 차지했던 만큼 전체 규모를 추산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지속된 불경기 영향으로 크게 나아질 것이란 낙관은 힘들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행안부가 ‘고향사랑e음’을 민간 플랫폼과 연계하겠다고 뒤늦게 발표했으나 지난달 말 제안설명회를 진행해 관련 서비스가 연내 개통될지도 불투명하다.

인구 감소 위기를 맞은 지역의 곳간을 채워 열악한 재정을 뒷받침할 시스템에 적신호가 켜졌다. 고향에 대한 애정으로 제도 취지는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답례품 욕구에 맞춰 혜택을 더욱 넓히고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다듬어야 한다. 1분기 이하 소액 기부건수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크게 감소한 고액 유치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부터 마련해야 한다. 실제로 올해부터 연간 상한액이 500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늘었다. 사용처를 선택해 지정기부할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의 기부 독려·홍보 규제도 대폭 완화했다.

지자체는 고향사랑기부금 참여 확대를 위한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정부는 모금활동의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점차 열기가 살아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기대는 소극적 태도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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