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5·18기념재단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가 시위대 무력 진압 명분을 조성하기 위해 편의공작대를 투입, 시민들의 무장과 시위 과열을 조장했다는 발언이 나왔다.

또 사체들을 옛 국군통합병원에서 화장(火葬) 후 처리했다는 증언도 재차 제기됐다.

9일 5·18민주화운동 부상·공로자회와 특전사동지회는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전사동지회와 함께 5·18 진실규명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체들은 6월부터 ‘5·18 피해조사 자체위원회’의 활동 내용을 매월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특전사동지회는 지난달 24일 자체위원회 발족 후 현재까지의 취합한 회원들의 증언과 조사 결과를 밝혔다.

임성록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 광주지부 고문은 “5·18 민주화운동의 진압과정을 고해성사하는 심정으로 진솔하게 조사 결과를 밝힌다”며 머리 숙여 사죄했다.

이어 “5·18민주화운동 당시 보안사에서는 홍성율 대령이 편의공작대를 운용, 강성 시위를 주도했다”며 “(시민들의) 무장 및 방위산업체 습격을 유도했다”고 발언했다.

편의공작대란 평상복 차림으로 위장한 군인들이 일반 시민과 같이 행동하며 정보수집과 첩보 활동, 교란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임시특별부대를 일컫는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활동했던 공작대는 시위대에 스며들어 무기고·아시아자동차 습격과 총·폭약·장갑차 탈취에 앞장섰다는 게 임 고문의 설명이다.

그 이유에 대해 임 고문은 “다른 지역에선 특전사 투입 그 자체로 시위가 해산되곤 했었는데, 광주 시민들은 그렇지 않았다”며 “상황을 빨리 끝내기 위해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무력을 행사하려 했으나 명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때문에 신군부는 ‘과열된 시위 진압’이란 무력 행사 명분을 위해 공작대를 투입했다”고 부연했다.

시민군과 시위대의 사체가 옛 국군통합병원에서 화장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임 고문은 “지금껏 수많은 조사에서도 밝혀지지 않은 게 시신 처리 과정”이라며 “1980년 이후 가매장 지역을 알아간 보안사 직원들과 접촉해 본 결과 시신을 찾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화장 후 버려졌다는 것도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화장 장소로 국군통합병원을 지목한 것에 대해선 “대한민국 어느 화장장이던 검사의 도장이 없으면 화장이 불가능한 만큼, 군부대에서 처리하지 않았겠냐”며 “현재까진 추론이지만 국군통합병원의 소각장이 화장장 규모로 증축됐고 당시 통합병원장이 상훈을 받은 점이 근거”라고 주장했다.

또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아직 공개하긴 어렵지만, 추후 있을 발표회에서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임 고문은 7공수 35대대 인원들이 뿔뿔이 흩어져 철수하던 중 민가에 식량을 구하러 가다가 집단 성폭행 등 만행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임 고문은 “과거 선배들의 잘못을 특전사동지회를 대표해 피해자분들과 광주시민께 진심을 담아 사죄드린다”며 다시 한 번 머리 숙였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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