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허가’ 청탁을 빌미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은 판사 출신 변호사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김효진 부장판사는 12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2) 변호사에게 징역 8개월·추징금 8천만원, B(58) 변호사에 대해 징역 1년·추징금 1억2천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브로커에게 징역 1년·추징금 1억4천900여만원을 선고하는 등 피고인 모두에게 실형을 내렸지만 법정구속 하진 않았다.

A 변호사는 광주지역에서 활동한 판사 출신, B 변호사는 대전지역에 거점을 둔 판사 전관으로, 이들은 입찰비리 형사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모 재개발사업 철거업자 C씨를 ‘몰래 변론’하고 재판부 보석 허가 청탁 명목의 금품 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 변호사가 미리 성공 보수 2억원을 받아 선임계를 내지 않은 B 변호사에게 1억5천만원을 건넸고, 나머지 5천만원을 또 다른 변호사에게 전달해 이들 모두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C씨를 대신해 변호사를 선임했던 브로커에게는 전관 변호사 선임을 알선하고 금품을 전달한 혐의가 적용됐다.

피고인들은 공모 사실을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재판장과 친분을 이용해 보석 등을 받게 해주겠다고 이야기한 것이 인정된다”고 봤다.

변호사 수임계를 내지 않고 수임료를 받은 이른바 ‘몰래 변론’에 대해서도 “형사사건 수임 변호사로서 정상적인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변호사로서 공익적 지위와 의무를 도외시한 채 형사사건 담당 재판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보석 허가를 대가로 거액의 돈을 받아 죄질이 불량하다”며 “형사사법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행위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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