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클릭아트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문제를 점검하며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에서 제도적 미비로 인해 모두에게 주어진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광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17일 오후 2시 복지관 내 1층 강당에서 광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광주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모두를 위한 이동, 우리의 목소리’를 주제로 집담회를 개최했다.

교통약자들과 장애인 인권 운동·복지 단체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한 이날 집담회에선 ▲보행 환경 ▲버스 정류장 ▲저상 버스 ▲시각장애 ▲여성 ▲해외사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배현 광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동권은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배려가 아니라 누구나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라며 “이를 보장받기 위해선 제도 설계의 전환과 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행 환경 발제를 맡은 김병만 광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파손된 보도블록, 경사로 미설치, 방향이 잘못된 점자블록 등 광주 곳곳의 보행로는 여전히 위험하다”며 “휠체어 이용자에 대한 고려 없이 보행 환경을 설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버스 정류장 분야에 대해 발제한 윤형수 광주장애인종합복지관 활동가는 “장애인들은 현재 버스 정류소에 진입하는 것조차 어렵다”며 “안전한 승·하차를 위한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손어진 광주녹색당 활동가는 독일 베를린의 이동권 정책 사례인 ‘배리어프리 도시 설계’를 소개하며 “베를린은 저상버스 보급뿐 아니라 정류장 진입 안내, 음성 버튼, 시민 참여형 이동 정책까지 법과 제도로 보장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 없이 결정되는 정책은 작동하지 않는다”며 “‘우리를 빼고 우리에 대해 말하지 마라’는 원칙이 이동권 정책의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광주여성민우회·광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속 이경아·도연·이원신 활동가는 각자 맡은 분야에 대해 발언했다.

각자의 사례와 제안은 달랐지만 참석자들은 “제도 개선과 함께 일반 시민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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