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 후보 선출을 위한 광주지역 경선에서 현역 의원 3명이 모두 패배하면서 지역 정가가 충격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아직 경선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나머지 선거구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22일 당 안팎에선 당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그것도 1차 경선부터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신 것을 두고 지지층 사이에 퍼진 ‘현역 교체’ 민심이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 중앙선관위는 전날 밤 광주 지역구 3곳(동남갑·북갑·북을)에 대한 경선 결과를 발표했는데 현역 의원이 승리한 곳은 전무했다. 동남갑에선 정진욱 예비후보가 윤영덕 의원을, 북갑에선 정준호 예비후보가 조오섭 의원을, 북을에선 전진숙 예비후보가 이형석 의원을 각각 꺾고 1위를 차지했다.

광주의 경우 8개 선거구로 나뉘어 있지만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통상 하나의 선거구처럼 표심이 움직인다는 점에서 이번 1차 경선 결과 발표에 대해 현역의원들이 받은 충격은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한 초선 의원은 “광주의 나머지 지역구도 현역이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정치신인과 양자대결을 벌인 모든 현역의원이 패했다는 점에서 3인 경선이 확정된 민형배 의원을 제외하고 다른 후보들은 쉽지 않은 싸움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주의 남은 5개 선거구 가운데 1곳은 전략선거구 지역(서구을), 2곳은 2인 경선(동남을, 광산갑), 1곳은 3인 경선(광주 광산을)이 치러진다. 서구갑 1곳은 아직 경선 여부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1차 경선이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광주 동남갑 경선에서 탈락한 윤영덕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20일 오후 권리당원의 자발적 ARS투표 전화번호가 명시된 특정 후보의 웹자보가 단체 채팅방에 배포됐다”며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윤 의원은 “당 홈페이지의 부실한 관리로 경선 번호가 사전 공개되고 선거 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미친 측면에서는 당 스스로 세운 규정을 위반해 공정성을 훼손한 것”이라며 “권리당원 투표 번호를 미리 입수한 것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고 주장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광주의 현역 물갈이 여론이 전남까지 퍼질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전남은 광주에 비해 지역이 넓어 전남 동부·중부·서부권간 지역 정서도 다르고, 이해관계도 상이해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그동안 전남에서 있었던 각종 선거 결과에서도 동부권의 경우 보수정당 출신이나 진보당 계열 또는 무소속 출신이 다수 당선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한편, 당 내부에서는 앞으로 경선 결과가 순차적으로 발표되면 ‘현역 물갈이’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계파 간 공천 갈등이 더 심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선 탈락자에 비명(비이재명)계가 다수 포함될 경우 가뜩이나 ‘현역 평가 하위 20%’ 통보로 극에 달한 내부 파열음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명계의 한 의원은 “당 공관위가 초반 경선지는 친명 대 비명 구도가 약한 곳으로 일부러 정했다. 분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라며 “친명 지도부나 비명계 중진들의 경선 결과에 따라 또 한 번 폭풍이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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