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후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논의된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전남도에서 어느 대학으로 할 것인지 결정해주면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이 타 지역 민생토론회에서도 의대 신설 관련 건의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던 것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전남권 의대 설립에 의지를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말미 김영록 전남지사의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 건의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김 지사는 “정부가 의대 증원과 관련해 (올해를) 의료 개혁의 원년으로 삼고 있는데 전남도 적극 뒷받침하고 노력하겠다”며 “정부의 강소병원 육성과 의료체제 개편 정책을 위해 전남에 의과대학 신설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때에도 전남도에 오면 그(국립의대 신설)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하는 문제를 전남도에서 정해서, 의견 수렴해서 알려주면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그동안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이 국립의대 유치 경쟁을 벌여온 상황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선결 과제로 대학 특정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전남 서부권과 동부권은 각자 순천대와 목포대에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며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이 최근 목포대와 순천대가 공동 단일 의대 설립을 추진한 것을 배제하고 무조건 1개 대학을 특정해줄 것을 요구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제 목포대와 순천대는 지난 1월22일 순천대에서 회동을 갖고 공동으로 단일 의과대학을 신설 운영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키로 합의한 바 있다.

공동 의과대학 설립 방안은 김영록 지사가 올해 1월 초 목포대·순천대 관계자와 함께 통합 의대 설립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 캐나다 북온타리오 의대를 방문한 뒤 구체화됐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을 위한 전제조건을 전남도에 제시함에 따라 향후 전남도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남도가 올해 들어 목포대와 순천대 공동 단일 의과대학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공동 단일 의대를 1개의 대학으로 판단할지 여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사후 브리핑에서 “다른 지역에서도 의대 신설 요청이 있었는데 (윤 대통령이 답을 주지 않았다) 오늘 전남으로서는 굉장히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윤 대통령이) 임기 중 (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명창환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윤 대통령이 국립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며 “목포대·순천대 공동 단일 의대 등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정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