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광주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농수식품 할인지원’ 품목인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과일값 할인을 지원한다고 해 구매하려 했는데 여전히 비싸서 못 사겠네요.”

25일 광주 서구의 한 대형마트.

과일 판매코너에 멈춰선 사람들의 쇼핑 카트에는 대부분 오렌지, 바나나 등 수입 과일이 담겨있을 뿐 사과, 배 등이 담겨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사과 매대 앞에 선 한 손님은 ‘농식품부 할인지원’이라고 크게 적힌 가격표와 사과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결국 사과를 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이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사과의 종류는 6가지. 그 중 ‘상생 사과’와 ‘부사 사과’만이 할인 지원 상품이다. 기존 가격에서 30%할인해 한 봉지에 최대 10개가 든 상생 사과는 1만80원에, 최대 6개가 든 부사 사과는 6천370원에 판매 중이다.

매장 입구에서 5개 1만4천원짜리 사과를 집어 들었다가 안쪽에 진열된 부사 사과를 발견하고 카트에 담은 정모(여·70대)씨는 “원래 사과를 좋아해 항상 한 박스씩 구매해 먹는데 최근에는 값이 너무 올라 마트에서 소량으로만 구매한다”며 “아직도 장바구니에 사과 담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서구 풍암동에 거주하는 선모(여·50대)씨는 “평소 먹는 질 좋고 맛있는 사과는 기존가로 판매해 가격 인하의 의미가 없다”며 “할인 중인 사과는 마트 포인트 카드로 결제해야만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양동시장과 남광주시장의 상황도 비슷했다.

과일가게 앞 사람들은 가격만 물어보고 지나치기 일쑤였으며 한 어르신은 가장 싼 사과도 4개에 1만원이라는 가격을 듣고는 “다 비싸니 살 것이 하나도 없다”며 발길을 돌렸다.

이후 방문한 손님들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지는 수입 과일만 구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양동시장에서 20년간 과일가게를 운영했다는 김모(여·50대)씨는 “과일 가격이 떨어졌다는 소식이 뉴스에는 나오지만 현장에서 느껴지지는 않는다”며 “사과·배는 여전히 비싸 제사 등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니면 쉽게 사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5일 기준 사과(후지·상품) 10개 광주 양동시장 소매가격은 3만5천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2만5천700원)대비 약 36%, 평년(2만7천233원)과 견줬을 때도 약 28.5%나 비싸다. 일주일 전인 18일 3만5천700원보다 고작 700원 낮아진 가격이다.

배 (신고·상품) 10개 광주 양동시장 소매가격은 25일 기준 4만6천원으로 지난해 2만8천100원보다 약 63%나 비싸다. 일주일 전(4만2천원)과 비교해도 4천원이나 올랐다.

이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도매가의 영향으로 보인다.

사과 (후지·상품) 10㎏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25일 기준 9만300원으로 1년전 4만1천원에 비해 두배가 넘게 올랐고 배(신고·상품) 15㎏도 10만8천원으로 지난해 4만2천500원에서 치솟았다.

aT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도매가나 시장의 소매가격은 별다른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오르기도 했다”며 “한식(4월5일) 등이 다가오는 만큼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가격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지·정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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