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승인, 눈감은 행정’ 무안군이 남악신도시 오룡2지구 뻘흙 불법 성토 농지 38필지 중 5필지에 대해 원상 회복 명령 등 행정 처분 없이 ‘우량 농지 조성 사업’ 준공 승인까지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우량 농지 조성 사업 준공 승인을 받은 농지로 농지의 높이가 성인 남성 키를 웃돈다./김애리 기자

<속보>무안군이 원상 회복 명령을 내린 남악신도시 오룡2지구 뻘흙 불법 성토 농지 33필지 외에 불법 성토가 이뤄진 농지가 5필지나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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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무안군은 해당 5필지 농지에 뻘흙이 성토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원상 회복 명령은 커녕, 수십차례의 단순 계도 조치를 거쳐 ‘우량 농지 조성 사업’ 준공 승인까지 내준 것으로 확인돼 불법 행위 묵인·방조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무안군·전남도 등에 따르면 올해 3월5일 일로읍 망월리 소재 농지 5필지에 대해 우량 농지 조성 사업 준공을 승인했다. 5필지의 총 면적은 1만308.2㎡에 이른다.

우량 농지 조성 사업은 토지에 양질의 흙을 성토하고 농지를 개량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앞서 토지 소유주들은 2021년 11월15일 무안군 개발과에 ‘2m 절토 후 1.5m 성토’를 내용으로 한 우량 농지 조성 사업 개발 행위 허가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무안군은 현장 점검을 거쳐 2022년 1월6일(2필지), 1월18일(3필지) 두 차례에 걸쳐 우량 농지 조성 개발 행위를 허가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는 2m 이상의 절토·성토가 수반되는 경우 지자체의 개발 행위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발 허가를 신청한 5필지 모두 개발 행위 과정에서 뻘흙을 불법 성토한 사실이 2023년 확인됐지만, 무안군은 개발 절차를 밟고 있다는 이유로 농지법 위반 사항에 대한 행정 처분을 내리지 않아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무안군 농업정책과는 2023년 3월 초 망월리 일대 농지에서 우량 농지 개발 허가를 낸 5필지를 포함, 총 38필지에서 뻘흙이 불법 성토된 사실을 확인했다. 현행 ‘농지법 시행규칙 제4조의2’는 농작물 경작에 부적합한 토석을 사용한 성토를 금지하고 있다.

무안군은 같은 해 5월 원상 회복 사전 통지, 7월 1차 원상 회복 명령(14필지), 11월 2차 원상 회복 명령(33필지)을 내렸다. 올해 3월엔 3차 원상 회복 명령(5월30일 기한)을 최종 지시했다.

그러나 무안군은 개발 행위 허가를 받은 5필지의 경우 원상 회복 사전 통지부터 최종 원상 회복 명령까지의 모든 행정 조치 대상에서 제외했다.

무안군 농업정책과는 불법 성토 등 농지법 위반의 경우 개발 행위와 별개 처벌 사안임에도 원상 회복 명령을 내리지 않고 개발 행위 관련 주무 부서인 건축과로 업무를 넘겼다.

농정과로부터 2023년 3월 관련 업무를 넘겨 받은 무안군 건축과도 이해할 수 없는 행정으로 일관했다.

5필지 개발 행위 허가 기한 만료 시점(2022년 12월31일)이 불법 성토 적발 이전이었지만 준공 완료 확인서가 제출되지 않았음에도 무안군 건축과는 내부 인사 이동 등을 이유로 사실 관계 파악조차 못했다.

게다가 개발 행위 허가 단계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명시한 양질의 성토재가 아닌 뻘흙 성토가 적발된 만큼 개발 행위 취소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토지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3개월 간 단 한 차례도 공문 발송 없이 수십 차례에 걸쳐 ‘뻘흙을 걷어내고 사업계획서 상 양질의 토사로 성토하라’는 구두 계도 조치만 취했다.

무안군이 2023년 6월27일 개발 행위 허가 기한 만료에 따른 개발 행위 취소와 원상 회복 행정 명령을 예고하자 토지 소유주들은 같은 해 7월 중순께 당초 계획대로 이행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 이에 무안군 건축과는 개발 행위 허가 기한을 올해 4월30일까지로 연장했다.

무안군은 불법 성토 적발 1년 만인 올해 3월 최종 현장 점검을 통해 뻘흙을 일부 걷어내는 대신, 뻘흙 위에 양질의 흙을 적토한 5필지에 대해 우량농지 조성 사업 준공 승인을 내줬다.

하지만 준공 승인이 난 일부 필지 주변에서는 현재까지도 농지에서는 나올 수 없는 시멘트, 철근 등이 다수 발견돼 무안군의 현장 점검과 준공 승인에 대한 실효성·적법성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무안군 관계자는 “개발 과정의 절차·규정을 지키지 않아 개발 행위 허가 취소 사유가 된다”면서도 “토지 소유주들이 확약서를 제출한 이후 행정 명령을 이행하려는 모습을 보인 만큼 농지로 사용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판단 하에 최종 현장 점검을 통해 준공을 승인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전남도는 일련의 무안군 행정 행위에 대해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입장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우량 농지에 성토하는 흙은 건설 공사 현장에서 나온 흙이나 건축 폐자재 등이 섞여선 안된다”며 “해당 사안은 농지법, 국토법, 건축법, 환경법 등 다양한 법이 적용될 수 밖에 없어 전문가들의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정·양시원·무안=김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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