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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매월 이산가족(실향민) 현황을 집계하고 있음에도 불구,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에 세부 거주지역 등 관련 내용이 수십년째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탓에 남북 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이산가족 지원 사업을 펼치려 해도 실태를 몰라 추진을 할 수 없어 협조 체계 구축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대한민국에 거주하면서 자신을 이산가족(실향민)이라고 신청한 이들 중 생존자는 3만8천491명이다.

이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거주 인원은 각각 367명·573명 등 총 940명이다.

다만 통일부는 신청 인원의 거주지를 전국 17개 시·도 기준으로만 집계, 공지할 뿐 세부 거주지 등은 보안상의 이유로 광역·기초 지자체에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일선 지자체들은 “이산가족 지원 조례를 만들고 관련 사업을 펼치려 해도 현황을 몰라 할 수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광주·전남지역에서 이산가족에 대한 사업 및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지자체는 광주 남구와 전남도 뿐으로 파악됐으나, 이마저도 지원 대상의 실상을 몰라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나머지 자치구와 시·군 중 대다수는 관련 지원 조례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지난 2019년 이후 중단된 이산가족 교류 사업을 지자체 차원에서 펼치려고 해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정부 차원에서 진행한 이산가족 교류 활동이 생사 확인, 서신 교환, 방남·방북·화상 상봉 모두 0건에 그쳤던 반면, 같은 기간 민간에선 생사 확인 3건, 서신 교환 28건, 상봉 1건의 활동이 이뤄졌다.

남북 관계가 좋지 않음에도 이산가족 교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나, 문제는 전체 생존자 수에 비해 교류 활동이 턱없이 적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류 활동이 끊긴 이산가족의 시름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광주지역에 거주하는 한 2세대 이산가족은 “북쪽에 있는 이웃사촌들의 소식을 전해 듣고자 수년째 기다리고 있지만, 감감무소식인지 오래”라며 “정부 기관도 그렇지만, 지자체의 이산가족에 대한 관심이 너무 없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 1세대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으로 추정된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기념행사를 추진하려고 해도 관내에 거주 중인 이산가족을 파악할 수가 없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이산가족 신청자의 정보는 관련법상 공개가 불가능하다”며 “만약 행사나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면 대한적십자사나 이북5도위원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가능하다”고 밝혔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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