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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목포역장을 역임하며 목포관광 활성화와 기차 여행객 유치에 이바지한 박석민(60·사진) 전 역장이 퇴임 후 특별한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해당 레스토랑은 목포역 원도심에 위치한 이탈리아 음식점 ‘피렌체역’이다.
박 전 역장은 평소 요리에 관심을 갖고 퇴직 전부터 요리 공부를 시작했다. 근무 중 틈틈이 공부해 한식, 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한 요리에 대한 열정으로 한국철도공사 사보, 목포 KBS, 목포 극동방송의 기차역 맛집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박 전 역장은 요식업 창업을 위해 더 전문적인 요리 지식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탈리아 유학을 결심했다.
그의 결정을 만류하는 이들도 많았다. 박 전 역장은 유학을 가기엔 늦은 나이인 데다,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하고 4년 전 폐암 수술을 한 바 있어 주변인들의 걱정이 컸다.
하지만 박 전 역장은 ‘숙식만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이탈리아로 떠났다.
현실은 냉혹했다. 박 전 역장은 무비자 신분이라 취업을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여러 방면으로 수소문 한 끝에 이탈리아 명문 요리 학교인 ‘Chef Acadamy’에 입학하기로 했다.
‘Chef Acadamy’는 박 전 역장이 나이가 많고 이탈리아어가 서툴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 진도를 맞추기 힘들다는 이유로 처음에는 입학을 거절했다.
그러나 박 전 역장은 학교 측에 양식 조리사 자격증과 이탈리아어를 빨리 습득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며 최종 입학 허가를 받아냈다.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그는 ‘Chef Academy’에서 파스타, 피자, 젤라또, 디저트 등 다양한 요리 수업과 시내 레스토랑에서 실습까지 마친 후 1년 만에 이탈리아 Umbria 주정부에서 발급하는 쉐프 자격증을 취득하고 귀국했다.
박 전 역장은 담백하고 건강한 이탈리아 요리를 만든다. 이탈리아 요리는 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한 특징을 갖는다. 토마토 소스는 각종 야채와 생토마토를 넣어 4시간 동안 푹 우리며 치킨 스톡은 생닭과 야채를 넣어 4시간을 끓인다.
또한 누구나 쉽게 이탈리아 요리를 접할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을 유지 중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박 전 역장은 레스토랑에 방문한 이들이 이탈리아에 온 듯한 느낌을 받도록 가게를 꾸몄다. 그는 지역 작가 후원 차원에서 이탈리아 명소 6곳을 벽면에 수채화로 그리게 했다. 벽면에 그려진 피렌체 두오모, 로마 콜로세움, 앙코나, 베네치아, 피사의 사탑 등이 이탈리아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꼬마 미술관을 만들어 이탈리아 작품이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한다.
이탈리아 소도시를 방문 했을 때 집집마다 꽃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고 감명 받은 박 전 역장은 레스토랑 정면에 ‘꽃의 도시 피렌체’라는 테마를 정하고 입구에 꽃 그림과 제라늄 등 생화 화단을 만들어 항상 꽃을 볼 수 있게 했다.
박석민 전 역장은 “‘기차여행 1번지’로 꼽히는 목포를 더욱 알리고 많은 여행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홍보하겠다”며 “목포의 명소를 보고 또 피렌체역에 들려 이탈리아 요리를 맛보면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목포=정해선 기자
목포=정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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