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타이거즈 김도영이 지난 23일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6회 투런포를 터뜨린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유망주에서 ‘슈퍼 스타’로 변신한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프로 데뷔 첫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김도영은 지난 23일 NC와의 홈 경기에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해 안타와 2루타, 3루타, 홈런을 차례로 날리며 개인 통산 첫 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올 시즌 KBO리그 첫 번째 사이클링 히트이며, 역대 31번째 대기록이다.

타이거즈 소속으로는 김주찬(2016년4월15일)과 로저 버나디나(2017년8월3일)에 이은 세 번째 기록 달성의 주인공이다.

20세 9개월 21일에 첫 사이클링히트를 터뜨린 김도영은 2004년 20세 8개월 21일의 나이로 이 기록을 세운 신종길(당시 한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앞선 30번의 사이클링 히트 기록에서 차례대로 1루타-2루타-3루타-홈런이 터지는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가 나온 건 건 딱 한 차례다.

1996년 4월 14일 롯데 김응국이 안타-유격수 땅볼-2루타-3루타-홈런 순으로 유일무이한 기록을 갖고 있었다. 김응국의 기록에 땅볼이 껴있었다면, 김도영은 4타석 만에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이뤄낸 KBO리그 최초의 선수가 됐다.

1회 내야 안타로 사이클링 히트 시작을 알린 김도영은 3회 2루타를 때린 데 이어 5회엔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날린 뒤 질풍처럼 3루에 도착해 3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KIA가 6-1로 앞선 6회 무사 1루 상황에서 왼쪽 담장을 넘는 투런 아치를 그리며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설마했던 홈런이 터지면서 경기장은 김도영을 외치는 팬들의 뜨거운 함성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김도영은 올 시즌 KBO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전반기 20홈런-20도루 기록 달성 등 대기록을 달성하며 팀의 중심타자로 맹활약 중이다.

타율(0.354) 3위, 홈런(25개) 2위, 안타(129개) 2위, 3루타(5개) 공동 3위, OPS(출루율+장타율) 1위, 멀티히트 1위 등 각종 공격 지표에서 상위에 랭크돼 있다.

4월과 6월 월간 MVP에 선정되면서 전반기에만 2차례 월간 MVP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전반기 MVP 2회 수상은 KBO 리그 역대 3번째로 KIA 전신인 해태를 포함해 타이거즈 선수 중 최초다.

김도영이 눈앞에 두고 있는 또 하나의 대기록이 있다. 바로 호타준족의 대명사인 30(홈런)-30(도루)이다. 30(홈런)-30(도루) 고지는 지난 2000년 박재홍(당시 현대 유니콘스) 이후 24년 동안 국내 선수 중에 나온 바가 없는 엄청난 기록이다.

23일 현재 김도영의 30-30 기록 달성까지는 홈런 5개, 도루 1개가 남은 상황이다.

김도영이 30-30 고지를 밟으면 에릭 테임즈 이후 9년 만에, 국내 선수로는 박재홍에 이어 무려 24년 만에 새 역사가 탄생하게 된다.

김도영이 부상당하지 않고, 현재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이번 시즌 내 충분히 달성이 가능한 기록이다.

더 나아가 호타준족에 정교함까지 갖춘 타자를 상징하는 ‘트리플 쓰리’(3할-30홈런-30도루) 달성도 기대해볼만 하다.

여기에 팀의 우승과 함께 최연소 MVP까지 차지한다면 그야말로 올해는 김도영이 리그를 씹어먹은 한 해가 된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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