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부모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광주서구가족지원센터 소속 원가빈(35·여·사진) 강사는 7일 향후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구 양동에 위치한 광주서구가족지원센터는 다양한 유형의 가족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며 가족상담 및 관계 사업, 돌봄·생활사업 등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원씨는 이곳에서 2021년부터 ‘이중언어 가족환경조성사업’을 맡아 다문화가정 부모와 자녀를 대상으로 언어·문화·소통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베트남 흥옌 출신인 원씨는 2008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광주로 이주했다.

당시 한국어 소통이 어려워 힘들었던 원씨는 다음 해 다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한국어와 취업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생활에 적응해 나가다가 2011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이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가정을 돕겠다고 결심한 원씨는 2015년 베트남 엄마들의 모임을 만들어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이중언어 교실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지속 운영 중인 이중언어 교실은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를 아이들에게 알리며 다양한 언어를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원씨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실생활에서 이중언어를 배울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현실은 한국어만 배워야 하거나, 한국 문화만 학습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학업에 열정이 남다른 원씨는 한국으로 귀화 후 검정고시, 사이버대학, 대학원 과정을 거쳐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현재 한국어학과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또한 2021년부턴 광주지역 최초로 광주시 소속 베트남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 베트남 국적 외국인들이 광주를 방문할 때 5·18민주화운동 사적지를 비롯한 광주의 문화유산을 안내했었다.

원씨는 “한번은 타지역에서 광주를 찾은 한국인들의 5·18 사적지 안내를 맡았는데 한국어로 유창하게 설명한 모습을 보고 신기해 한 적도 있었다”고 웃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은 원씨는 지난 1일 광주 서구로부터 구정발전 유공 표창을 받았다.

이 밖에도 그는 2021년부턴 자녀들과 매월 3-4회 봉사활동을 나가며, 센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베트남어를 가르치는 ‘신자오! 베트남어 교실’ 봉사도 진행하고 있다.

원씨는 ‘이중언어 베트남 교실’을 통해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양부모의 문화와 언어를 잘 이해하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그는 “어릴 적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게 되면 아이의 두뇌 발달과 폭넓은 시야를 만들 수 있다”며 “한 나라의 문화만 공부하는 편견을 깨고,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공부함으로써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여러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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