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2(토)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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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다 거명할 수 없지만 펜싱 사브르의 금빛 찌르기 오상욱, ‘삐약이’에서 이젠 한국 탁구를 대표하는 얼굴로 성장한 신유빈, 슛오프에서 10점 과녁 안쪽으로 화살을 명중시켜 단 4.9mm의 차이로 우승한 김우진, 사랑과 낭만의 파리에서 8강전과 4강전을 역전승하며 금메달을 쟁취한 배드민턴의 안세영 선수 등이 빛났다.
파리 올림픽 마스코트 빨간 모자 프리주는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라는 모토를 담고 있고 프랑스 혁명(1789.5-1799.11) 당시 자유를 상징했던 시민군이 쓴 ‘프리기어 모자’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러한 역사성 속에서 스포츠가 삶을 변화시킨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스포츠 혁명’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는 마음에서 이 마스코트를 채택했다고 한다. 사실 역동성과 고요함 그리고 이상성과 자유로움의 조화라고 생각되는 스포츠는 무엇보다 짜릿한 감동적인 순간을 보여 줌으로 통쾌한 웃음과 환희 그리고 카타르시스를 선물하고 있다.
반면 웃음과 환희가 없는 오늘날 국내외 정치 상황을 보자. 모욕과 조롱이 난무하고 위선과 가짜에 찌든 모습이 불편하고 반복되기에 더욱 짜증이 난다. 왜 정치계는 스포츠처럼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십이 없고 웃음과 환희가 부족할까?
웃음은 긴 세월 동안 자연선택에 따라 생존과 번식을 위해 잘 다듬어져 뇌의 작동으로 하얀 치아, 핑크빛 입술과 혀, 밝은 눈, 그리고 안면근육으로 이뤄진 신비로운 종합 선물이다.
웃음이 없는 공동체를 생각해 보자. 웃음은 개인의 행복감을 넘어 다수들에게 친근하고 신뢰성 높은 사회적 상호 작용을 촉진하는 비언어적 신호로 역사와 문화의 창조에도 기여해 왔다.
웃음을 깊어진 환희(歡喜)는 몸과 마음의 즐거움이 결합한 깊고 강렬한 감동이나 감격의 상태이다. 카타르시스는 고대 그리스어 ‘κ θαρσι (katharsis)’에서 유래된 용어로, ‘정화’나 ‘청소’를 의미하며 정신적, 감정적 순화, 정화 그리고 명확성을 가져오는 경험이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이뤄내는 웃음, 환희, 카타르시스는 동기와 보상을 부여하는 강력한 감정이다. 이러한 감정은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사회와 인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웃음은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 신피질에서 웃기는 상황을 파악하고 감정과 본능을 담당하는 대뇌 기저핵 변연계(편도체·해마·시상하부)에서 웃는 감정을 생성, 웃음을 유발하고 대뇌와 척수 사이의 기본적 생명 활동을 관장하는 뇌간(brain stem)을 통제한다. 이 과정에 즐거움을 관장하는 신경호르몬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쾌감 신경계’에 참여한다.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은 변연계 도파민 시스템과 직결돼 동정심이나 죄의식 등 사회적 감성에 관여하면서 자기를 인식하고, 행동을 계획하고, 불필요한 행동을 억제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의사결정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인간은 외부와 소통하면서 배우며, 익히며, 느끼며, 교감하며 슬픔과 기쁨, 죽음과 삶, 그리움과 사랑, 연민과 아픔을 느끼며 살아가는 감정적 존재이기에 전전두피질의 사회성 감성 활성화를 위한 인문·철학적 감성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기에 실수하면서 슬픔을 지니고 그 과정에서 카타르시스 작용을 통해 내면을 치유하고 성장하면서 웃음과 환희를 갖게 된다.
환희의 송가! 베토벤(1770-1827)이 1822-1824년 사이에 작곡한 9번 합창교항곡의 4악장에 실러(1759-1805)의 ‘환희의 송가( An die Freud)’를 넣음으로써 시와 음악에 불멸성을 부여했다. 환희의 송가를 채택한 베토벤은 ‘환희’를 인간 삶의 지상목표로 선한 영향력을 구현하고자 했다.
올림픽의 영웅들이 보여주었던 웃음과 환희로 전쟁이 없는, 모욕과 조롱이 없는, 가짜와 위선이 없는,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홍익정신이 넘치는 인류의 평화로움과 자유로움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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