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화정새마을금고 앞의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 전용 주차장에 일반 자전거가 주로 거치돼 있다.(左) 서구 내방동 쌍촌역 일원 한 인도 위에 연이어 세워진 전동 킥보드./주성학 기자

광주 서구가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PM)의 안전한 이용 문화 활성화와 보행자·차량의 안전 확립을 위해 수천만원을 들여 전용 주차구역을 조성했으나, 1년이 지나도록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서구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화정1동은 인도 또는 차도에 방치되거나 주민 통행을 위협하는 전동 킥보드 등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가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마을 BI(Brand Identity)인 ‘함께 잇다, 안전마을’에 맞춰 전용 주차장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해 6월 주민총회를 통해 수요를 조사한 화정1동은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 운영업체로부터 들은 주차장 조성 희망 구역 의견을 바탕으로 관내 ▲해광샹그릴라 앞 ▲쌍촌역 4번 출구 ▲상무대로 육교 아래 ▲화정역 4번 출구 ▲화정새마을금고 앞 ▲농성역 5번 출구 등 총 6개소를 부지로 선정했다.

이후 화정1동은 총 2천만원을 투입해 최소 5대에서 최대 8대까지 주차할 수 있는 전용 거치대를 설치했고, 지난해 9월부터 정식 운영에 돌입했다.

문제는 전용 주차장이 운영된 지 1년여가 지났으나 화정1동 곳곳에는 여전히 전동 킥보드가 아무렇지 않게 널브러져 있는 등 다른 지역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주차장의 경우 설립 목적에 맞지 않는 자전거 등이 세워져 있어 정작 전동 킥보드 이용자가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실제 전날 오후 1시께 광주 서구 화정새마을금고 앞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 전용 주차장은 5면 중 4면이 주차된 상태였으나, 이 중 3개는 일반 자전거였다.

또 킥보드 몸통을 구멍에 맞춰 주차를 해야 하나, 아무렇지 않게 세워진 자전거가 하나 남은 주차 공간까지 침범해 이곳에 킥보드를 두려던 한 운전자는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에 둬야만 했다.

비슷한 시각 쌍촌역 4번 출구 주차장은 모두 비어 있었으나, 인근 인도와 골목길에는 여러 대의 전동 킥보드가 세워져 있었다.

주차장 6개소의 이용자 수는 지난해 11월 168명에서 지난달 기준 393명으로 10개월간 42.7%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 인근 주민들은 인도 한복판에 세워져 있는 전동 킥보드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화정 1동 주민 김모(30대)씨는 “골목 입구를 떡하니 가로막고 있는 전동 킥보드에 차가 나갈 수 없이 직접 치운 적도 있다”며 “기껏 돈을 들여 만든 전용 주차장도 거의 비어있다시피 해 다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주차장에 자전거 등을 주차했을 시 단속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개인형 이동장치 주차장이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지속적인 홍보 활동을 펴 나가겠다”고 밝혔다./주성학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