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도민의 30년 숙원인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위해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투트랙으로 전남도가 진행돼온 추천 대학 공모는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는다. 동·서부권 갈등도 지연스럽게 사라질 전망이다.

양 대학은 대학 통합 과정과 의대 설치·운영 등 모든 면에 있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동등한 조건을 바탕으로 대타협에 성공했다. 2026년 3월 출범을 목표로 오는 12월까지 대학 통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낼 계획이다. 아울러 의대 정원 배정을 위한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예비인증평가도 이달 말까지 신청한다. 양 대학은 교육부가 정한 기한 안에 구성원 의견 수렴 및 찬반 표결 등 요건을 충족 못 한 대학이 있을 경우 부합한 곳에서 정원을 우선해 받는다는 방침이다. 전남도는 서둘러 정부에 통합의대 방안을 설립안으로 제출하기로 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전남도와 교육부의 기대에 맞춰 목포대와 순천대가 대학 통합 및 통합 의대에 대한 결단을 내렸다. 김영록 지사는 ‘역사적이고 대승적’이라면서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전남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도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정부의 ‘1도 1국립대’ 기조에 선제 대응하고 두 대학은 ‘글로컬30’에 선정된 바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수도권 대학에 결코 뒤지지 않는 초일류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전국 최초의 선도모델이 될 가치가 충분한 것이다. 무엇보다 통합의대를 통해 도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확보할 수 있다.

적잖은 시간을 낭비했다. 소모적인 지역주의 대결이라는 폐해도 낳았다. 목포대와 순천대가 결단했으니, 속도가 붙어야 한다. 학내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동의를 구하는데도 차질이 없길 바란다. 다행히 과거의 통폐합, 흡수 통합이 아니라 최대한 현재 기능과 캠퍼스를 유지하는 ‘느슨한 형태’가 유력한 상황이어서 큰 반발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권 의대 신설이 드디어 전환점을 맞았다. 향후 절차, 구체 방식 등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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