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안 부산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해리스 후보의 우위라는 당일 여론조사에 반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선거 당일 공표된 해리스가 앞선다는 여론조사 발표가 어떠한 정치 공학에 뒤집혀 졌는지 분석하기도 전에,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자 손녀 딸의 삼촌으로 새로운 지위를 누린다는 소식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새로이 출범할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장관으로 일론 머스크를 지명하고, 열렬 공화당원으로서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Vivek Ramaswamy씨와 함께 그 부서를 이끌어 줄 것을 요청했다. 트럼프의 일론 머스크에 대한 기대는, 그를 the Great Elon Musk라고 대단하게 호칭함으로써, 명확해지고 있다(참고로, the Great은 알렉산더 대왕 등에게 덧붙이는 호칭임). 트럼프는 정부효율부를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계획인 Manhattan프로젝트와 동격으로 보고 연방정부 기구들을 점검하고 대통령실에 자문하는 정부 외 정부로 기능하기를 바라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기업가로서 활동도 하면서 연방정부를 재조직하는 지도자로서도 부상한 것이다.

장석준(2024.11.13)의 분석처럼 미 대통령 선거의 수혜자중 하나는, 일론 머스크로 상징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빅테크 기업들일 수 있다. 이 기업들은 수익모델을 통해 데이터 제공자에게 오히려 돈을 받고 글로벌 데이터를 손쉽게 수집해 이를 가공·처리해 다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

트럼프의 재당선은 X,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를 기반으로 하거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상품화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빅테크 기업에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가 암호화폐를 국가 자산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등 우호적인 정책변화도 감지된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사업을 하면서 연방정부를 기업에 맞게 정비할 수 있어, 미국 정부와 플랫폼 기업/빅테크 기업간 유대와 정책 협력은 더욱 광범위하게 실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2기 정부와 글로벌 플랫폼 기업/빅테크 기업의 밀월관계는 거대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 어마 무시한 양의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컴퓨팅 모델) 기반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 AI)등 글로벌 빅데이터의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더 발전시킬 것이다. Chat GPT(Large Language Model : 거대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트레이너에 의해 사전에 학습받고 평가받은 후, 물음에 적합한 대화형 결과물을 생성하는 컴퓨팅 모델)와 유사한 AI의 등장과 발달은 개인과 지역의 경제활동과 삶을 더욱 글로벌 플랫폼 기업/빅테크 기업들에게 의존하게 할 수 있다.

글로벌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생산과 소비 방식은 하버드 대학의 로베르토 웅거 교수의 「지식경제의 도래」에서 주장처럼, 개인에게 새로운 사업기회와 가능성을 주되,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개인들은 자신의 고유한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글로벌 플랫폼 기업/빅테크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한편, 데이터 이용과 가공시에는 이들에게 유료로 구입하는 등 종속되는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우리나라내 지역으로 초점을 전환하면, 트럼프의 집권에 따라 글로벌 플랫폼 기업/빅테크 기업들의 세계 시장 지배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데이터 축적과 활용에 열악한 지역의 경제적 소외를 심화할 수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에 대비하여 지역소멸을 방지할 정책수단들을 세밀하게 개발해야 할 것이다. 국내 자생적 기업들의 성장을 전제로, 데이터 주권과 데이터 무역에 대한 관세부과 등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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