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각 자치구 또한 해마다 유명무실한 각종 위원회를 정비하고 있으나 미흡하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다양화된 행정 기능 보완, 정책 수요에 대응해 효율성을 높이는 목적 아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는 현재 동구 127개, 서구 144개, 남구 115개, 북구 112개, 광산구 123개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 2021년부터 올해 10월까지 1회 이하로 회의를 연 위원회는 동구 25개(19.7%), 서구 22개(15.3%), 남구 12개(10.43%), 북구 13개(11.6%), 광산구 20개(16.3%)에 이르고 있다.

최대 20% 가까이가 사실상 문을 닫아버는 셈이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지난 7월 행정안전부는 최근 3년간 광주시 2개, 서구 2개, 남구 2개, 북구 1개 등 실적이 저조한 위원회가 있으니, 폐지 등으로 시정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내렸다. 자치구들은 매년 위원회 정비를 위해 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통폐합, 협의체 전환, 비상설화, 폐지 등으로 조치하고 있으나 법령에 따라 의무 설치된 위원회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지자체는 산하에 여러가지 명목을 들어 위원회를 남발하는 실정이고, 덩달아 있으나마나한 ‘식물위원회’가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여론호도용으로 이용하거나 정책 합리화를 위한 도구로 악용해 면피 행정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른 세금의 낭비도 지적된다. 아울러 위원 추천이나 검증 절차가 허술한데다 중복 위촉 등 선임 과정의 불투명, 여기에 일부 비위 문제까지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 자치구들이 껍데기 위원회만 만들어 놓은 경우가 수두룩하다. 본래의 도입 취지대로 설치, 운영돼야 하겠지만 편법 수단으로 전락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다면 과감하게 손질하는 게 맞다. 꼭 필요한 것인지 지속적으로 신중 검토해야 한다. 법령 상의 강행 규정부터 임의 조항으로 전환하는 등 내실을 기하도록 전력해야 한다. 위원회 난립은 행정의 비효율을 부른다. 공직사회의 무능, 무책임에서 이젠 자유로워질 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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