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기후변화 위기와 해양생태계의 역할
최근 몇 년간 완도군은 고수온 현상으로 인해 해조류뿐만 아니라 전복, 광어 등의 어업재해 피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세계 평균 해수 온도 상승과 해수면 상승이 지속되고 있으며, 태풍과 파랑 강도 증가로 연안 재해의 취약성이 악화되고 있어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는 2015년 COP21(제21차 기후변화대응 당사국총회)에서 파리협정을 채택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체계화했다. 각 국가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하며, 미국에서는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가스 50% 감축 목표, EU(유럽연합)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육상 생태계 탄소흡수원인 ‘그린카본’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해양 생태계 탄소흡수원인 ‘블루카본’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블루카본은 육상 대비 미개척 분야로 과학적 연구 및 정책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나 탄소 중립에 지대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육상 생태계보다 탄소 흡수 속도가 최대 50배 빠르며, 특히 해조류는 전 세계적으로 블루카본 후보로 높은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블루카본 인증의 기준과 해조류의 잠재력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해초류(잘피 등), 염생식물(갈대·칠면초 등), 맹그로브 3종을 공식적인 해양 탄소흡수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조류와 갯벌은 아직 블루카본으로 공식 인정받지 못한 상태다.
블루카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제거 효과 ▲탄소 장기 격리 여부 ▲인위적 영향 ▲관리 실용성 ▲IPCC 인정 여부 ▲타 정책과의 연계 가능성 등 6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갯벌은 두 가지 조건만 충족하지만, 해조류는 다섯 가지를 충족하고 있어 블루카본 후보군으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해조류가 충족하지 못한 마지막 조건은 IPCC 공식 인정이다. 하지만 세계 해양 선진국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어 해조류가 블루카본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해조류가 신규 블루카본으로 인정 받을 시 한국은 세계 3위 해조류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어 국가적으로 NDC(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 목표 달성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NASA 주목한 완도 해조류 양식장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로부터 해조류를 블루카본으로 공식 인정받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근거 마련과 국제 협력 및 공동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완도군은 3년 전부터 NASA(미항공우주청) 방문을 추진하며 글로벌 협력의 기반을 마련해왔다.
NASA는 우주 개발 분야 뿐만 아니라 해양과 기후변화 연구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완도군은 이를 기회로 삼아 해조류 블루카본 인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21년 4월 NASA는 완도 해조류 양식장을 소개하며 친환경성과 탄소저감 효과(블루카본)를 강조했다. 완도 해조류 양식장은 따뜻한 기온과 적당한 조수 등 해조류 양식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담수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상태를 유지하며 친환경적으로 양식되고 있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NASA의 소개 이후 완도 해조류 양식장은 WB(세계은행), WWF(세계자연기금),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여러 국가의 NGO 단체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으며 완도군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NASA 협력 강화 및 초청 성사
완도군은 완도 해조류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집중하며 지난해 한·미 공동우주포럼 행사에서 NASA 관계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신우철 완도군수는 감사의 마음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해조류 블루카본 인증을 위해 공동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NASA 관계자는 “완도군의 친환경적 양식 방법은 매력적”이라며 “해조류는 미래 식량과 바이오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이후 완도군은 NASA 본부와 해조류 블루카본 연구 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관계를 강화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끝에 완도군은 기초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NASA의 공식 초청을 받게 됐다.
신 군수는 지난달 19일 NASA 본사를 방문해 해양생물 및 생지화학 책임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은 탄소 순환 생태계 연구를 담당하는 프로그램 책임자와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그는 건강식품, 미래식량, 블루카본 등으로 각광받고 있는 해조류의 우수성과 미래 가치를 직접 설명하며, 완도 해조류 양식장의 환경적 가치를 재조명했다. 특히 해조류 블루카본 인증 연구 협력을 NASA에 공식적으로 요청하며, 기후변화 대응에서 해조류의 역할을 강조했다.
NASA 관계자는 “해조류는 탄소 흡수의 실제적인 잠재력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 있는 가치 있는 생태 자원”이라며 “앞으로도 해조류에 관한 모든 것을 탐사할 것”이라고 답했다.
◇韓·美 공동 해조류 블루카본 연구개발 박차
완도군은 NASA에 이어 미국 에너지부(ARPA-E)도 방문했다. 내년부터 한미 공동 연구개발사업인 ‘외해 해조류 양식 기술 시스템 구축’(2025-2029년)사업이 내년부터 착수되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은 해조류 바이오매스의 대량 생산 및 블루카본 발굴을 목표로 최첨단 공법을 적용해 외해에서의 해조류 양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외해에 자동화·기계화된 양식 시설을 구축해 부침식(부상과 침강 방식)으로 해조류를 양식할 계획이다. 표층과 저층의 영양염류를 활용해 대형 갈조류를 효과적으로 재배하고, 이를 통해 해조류 탄소를 흡수시킨 후 심해에 매장·처리하는 해조류 블루카본 연구도 시행된다.
신 군수는 에블린 엔 왕 ARPA-E 원장 및 관계자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해조류의 미래 산업 가치를 강조했다.
◇탄소중립 실현·경제적 가치 창출
해조류가 탄소를 육상 생태계보다 훨씬 빠르게 흡수하는 특성을 감안할 때, 완도는 해조류 양식 연구를 통해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군은 해양보호구역 확대,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 등과 연계해 경제적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군은 2014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세계 최초 해조류를 주제로 한 국제해조류박람회를 개최했으며, 2028년 세 번째 박람회를 준비 중이다.
해조류의 미래 산업 발전 방향 제시를 위한 해조류 심포지엄을 5회 개최했으며, 지난달에는 해조류 양식이 탄소 저감에 미치는 영향 등의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신지면 바다숲(잘피·해조류 복합숲) 조성 추진, 신재생에너지와 수산업 공존을 위한 해상풍력 내 터빈과 터빈 사이 해조류 양식의 공존 방안을 수립 중에 있다.
완도군의 이러한 노력은 한국 해조류 산업의 발전과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완도=윤보현 기자
완도=윤보현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2026.10.12 (월) 2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