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 불의(不義)에 맞서며 진실을 찾아가는 여성들의 얘기를 통해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광주시립극단 제3회 창작 희곡 공모에 이난영(사진) 작가의 작품 ‘소녀들’이 당선됐다.

15일 광주시립극단 등에 따르면 지역 소재 얘깃거리를 발굴, 대표 레퍼토리 공연을 제작하기 위해 지난 7월5일부터 10월25일까지 희곡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총 13개 작품이 접수됐으며, 지난달 4-28일 심사를 거쳐 당선작으로 이 작가의 ‘소녀들’이 최종 선정됐다.

‘소녀들’은 일제 강점기 친일파 아버지를 둔 집안의 형제들이 갈등하고 변화하며 성장하는 내용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소재로 불의와 강압적인 시대에 대한 여성들의 항거를 담아냈다.

심사위원들은 당선작 ‘소녀들’에 대해 “극 구성이 탄탄해 서사 전달력이 좋고, 인물 형상화가 탁월한 점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며 “공연 시 공간 창출이 용이하고 개성적인 연기에도 도움이 되며,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의의를 전달함으로써 시립극단의 위상과도 결이 같은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 작가는 “‘소녀들’은 1929년 11월3일 일요일에 일어난 ‘광주학생운동’ 중심에 있던 광주여고보 독서모임 ‘소녀회’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작품을 쓰면서 주목했던 건 ‘광주학생운동’이 일어난 계기가 아니라 학생들이 어떻게 진실에 눈을 뜨고, 어떻게 연대했고, 어떻게 탄압에 맞섰는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식민의 시대를 살아갔던 수많은 보통 사람에 대한 저의 편견과 무지를 깨우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많은 분들이 연극을 통해 억압의 시대에 용기 있게 살아갔던 소년, 소녀들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작가는 “‘소녀들’은 억압의 36년, 이 땅의 보통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저항했고, 발전했고, 고뇌했는지 함께 발견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작품이다”며 “검열의 시대, 금서를 통해 정의를 찾아가던 ‘소녀들’을 의미 있게 받아준 광주시립극단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당선작 ‘소녀들’은 오는 2025년 광주시립극단 기획공연으로 제작돼 무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한편 이난영 작가는 201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일등급인간’으로 등단했으며 전국 창작 희곡 공모 금상, 베스트 연극상, 전국연극제 대상 등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투견’, ‘그 집 여자’, ‘웃으며 안녕’ 등이 있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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