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평기정떡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백미·뽕잎·자색 고구마·울금 기정떡.

증편의 전라도 사투리인 ‘기정떡’이 이제는 증편보다 많이 알려지는데 일조한 업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업체는 3대에 걸쳐 화순 사평면에서 기정떡을 만들어 지역 농가들과 상생하며 쌀 소비 촉진에 앞장서고 있는 ‘사평기정떡’이다.

22일 사평기정떡에 따르면 구경숙(66·여) 대표가 지난 1990년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장등떡방앗간의 상호를 2005년 사평기정떡으로 변경하고 기정떡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판매해 오고 있다.

현재 사평기정떡은 백미기정떡과 함께 영양까지 고려한 뽕잎·자색 고구마·울금 등을 넣은 기정떡이 판매되고 있다.

‘기정떡’은 흔히 전남 지역에서 홍어와 함께 여름철에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대표 음식으로 ‘술떡’이라고도 불리며 포슬포슬한 겉모습과 달리 입안에서 촉촉하게 녹는 맛이 일품이다.

기정떡이 여름에도 쉽게 상하지 않아 여름에 먹는 ‘떡’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막걸리를 통한 발효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수십 년째 꾸준한 맛을 유지해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할머니에서 어머니, 그리고 그것을 배운 구 대표가 전통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2년부터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아들 이종원·이상원 부대표가 함께해 4대 가업을 이어갈 준비를 마쳤다.

구경숙(가운데)사평기정떡 대표와 아들 이상원(왼쪽)·이종원 부대표.

젊은 아들이 함께해 여러 가지 자동시스템이 갖춰진 시설을 설비했고 지난 2019년에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HACCP(해썹) 인증도 받았다.

지난해엔 떡 안에 우유 생크림과 딸기 생크림을 넣은 새로운 사평 보름떡(크림·딸기·쿠앤크)을 출시해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그 결과 올해 모 대기업과 계약을 체결해 전국 학교급식으로 보름떡이 나가고 있다.

구 대표는 이외에도 2018년 화순 최초로 전통 떡인 기정떡(증편) 제조 비법을 계승·발전시켜 사업화에 성공하고 전통식품 발전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공인하는 식품명인 81호로 지정됐다.

이렇듯 명인 선정과 전국학교 급식을 통해 사평기정떡을 전국에 알리고 있는 구 대표는 한해 25-30t가량의 쌀을 소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신제품 출시를 통해 더 많은 쌀 소비에 앞장설 계획이다.

구경숙 대표는 “올해 경기들이 너무 안 좋아서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특히 농민들이 고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새로운 쌀 가공식품들도 개발하고 있어 내년에는 새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 더 많은 쌀 소비로 농가를 도울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을 이어오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아들들이 함께해 고난을 이겨내고 해썹 인증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평소에 표현을 많이 하는 엄마는 아니지만, 이 기회를 빌려 함께해줘 너무 고맙고 아들들이 있어 든든하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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