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각 시설 ‘둔덕’ 조사 2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합동조사단 관계자들이 활주로 끝에 설치됐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의 기반이 된 콘크리트 구조물(둔덕)을 조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의 피해 규모를 키운 것으로 지적된 방위각 시설의 둔덕과 관련해 전국의 공항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특별취재반=김애리 기자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닷새째인 2일 희생자 중 일부는 영면에 들었고 유가족에게는 유류품이 처음으로 전달됐다. 유가족에게 인도되는 시신도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등 참사 수습에도 속도가 붙었으며 수사 당국은 원인 규명을 위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유류품 가족 품에…눈물의 첫 발인

국토교통부와 전남경찰청 등은 이날 오전 9시께 무안국제공항에서 브리핑을 열어 “유류품 200여점에 대해 소유자를 확인했다”며 “정오부터 유가족들께서 인수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지대로 유가족들은 참사 현장을 다시 찾아 식구들의 유류품을 받아왔다. 참사 이후 유류품 반환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후 3시30분 기준 희생자 52명의 유류품이 유가족에게 인도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류품 인도는 비교적 절차가 간단한 희생자 직계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다만, 수사 당국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참사 당시 상황이 사진으로 남아있을 수 있는 유류품에 대해선 유가족 동의를 받아 포렌식 후 전달하기로 했다.

이날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중 첫 발인식도 이뤄졌다. 이들의 시신은 다른 희생자들보단 온전한 상태로 수습돼 장례 절차도 비교적 빨리 시작할 수 있었다. 유가족들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식구들을 눈물로 떠나보냈다.

◇34구 인도…시신 조각 봉합 시작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수사 당국으로부터 의뢰받은 시신에 대한 DNA 검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족에게 인도되는 유해도 늘고 있다.

전남청과 국토부는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참사 희생자 179명 중 총 34명의 시신이 유가족에게 인도됐다고 밝혔다.

또한 1차 수습한 시신 조각 606편에 대한 DNA 검사 결과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통보돼 현재 유해들을 희생자 별로 모아 맞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해의 봉합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유가족에게 개별 통보하고 인도 의사를 밝힐 경우 곧바로 장례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신 봉합 작업이 언제 마무리되느냐는 유가족의 질의에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이해를 구했다.

나원오 전남경찰청 수사부장은 “후속 수습 작업을 통해 발견한 시신 조각이 늘어나는 중인데 희생자들의 유해 훼손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어 모든 검사 결과가 나오길 기다려야 한다”며 “최선을 다하는 중이니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강제수사 착수…출국금지 조치도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와 별도로 수사본부를 꾸린 전남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무안공항 사무실,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번 압수수색은 영장을 발부받은 혐의가 업무상 과실치사인 만큼 사고 원인 및 책임자 규명을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압수수색은 참사 직전 관제탑과 조종사가 주고 받은 교신 내용, 사고기 정비 이력 등 자료, 활주로 인근에 설치된 구조물(로컬라이저)의 적절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중요 참고인인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등 2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한편, 경찰은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2차 가해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유가족을 향한 유언비어와 악의적 댓글 등 총 4건에 대해선 입건했고 모니터링을 통해 125건의 게시물을 삭제·차단 조치했다.

/특별취재반=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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