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저출생 극복을 위해 역점 추진 중인 ‘전남형 출생기본수당’이 올해 1년 동안 시범 운영 형식으로 일단 시행에 들어간다. 22개 시·군 지급분에 대한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마치지 못한 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당초 계획대로 올해 1월부터 출생수당 지급이 가능해졌지만 사업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향후 추가 협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와 22개 시·군은 이달부터 2024년 1월 이후 태어나 전남에 출생신고를 한 아동을 대상으로 월 최대 20만원의 전남형 출생기본수당을 지급한다. 목포시만 재정난을 이유로 15만원을 지급한다.

전남도의 인구대전환 프로젝트의 일환인 전남형 출생기본수당은 전남도와 시·군이 출생아에게 18년간 각각 10만원씩 매달 총 20만원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부모와 아동이 타 시·도로 전출가지 않는 한 총 4천32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남도는 당초 이 사업을 민선 8기 핵심 사업으로 설정하고 계속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2월엔 22개 시·군과 ‘출생수당 공동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전남도가 부담해야 할 관련 예산은 지난해 8월21일 보건복지부 사회보장협의를 일찌감치 마쳤다. 그러나 9월 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22개 시·군 지급분 협의가 지난달까지도 끝나지 않으면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재정 여력이 제각각인 시·군의 사업 지속성과 재정 건전성에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또한 각 시·군이 자체 지급하고 있는 기존 출산장려금의 격차 조정에 따른 입장 차도 걸림돌이 됐다.

무엇보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복지부는 협의 시점 일정을 연기한 채 2025년 1년간 시범 운영 형태로 전남도와 절충점을 찾았다. 계속 사업이 아닌 만큼 올해 시·군 지급분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전남도는 앞서 전남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도입한 학생교육수당의 경우에도 2023년 시범 운영 이후 지난해 복지부 사회보장협의를 이끌어낸 선례가 있는 만큼, 향후 사업 지속 불확실성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남학생교육수당은 전남 모든 초등학생에게 매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일종의 기본소득 개념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복지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의도 거의 완료됐지만 정국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간만 늦춰졌다”며 “우선 시행 후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도록 복지부와 지속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양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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