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9(목) 23:36
|
|
|
|
|
광주·전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9명 작가들이 을사년을 맞아 저마다의 개성있는 필치로 푸른 뱀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인다. 오는 22일까지 복합예술공간 예술이빽그라운드(동구 구성로 204번길 1-1)에서 ‘을사청사(乙巳靑巳) - 푸른 뱀을 부적하라’ 2025 을사년 세화전이 진행된다.
새해 복을 바라고 액을 막고 싶은 우리 조상들의 소박한 소망을 담은 그림인 ‘세화’는 현대사회에서도 동일한 역할을 한다.
이번 전시에는 코로나 이후 국가적 재난 등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위로와 소소한 복을 전하는 다채로운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9명의 작가들은 회화, 드로잉, 도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다산과 풍요, 무한과 영원의 복을 상징하는 푸른뱀을 표현했다.
그중에서도 ‘푸른뱀’과 관련한 작가들의 스토리텔링에 눈길이 간다.
정정임 작가는 자신의 작업실 풀밭에 자주 출몰하는 뱀이 무서워 피하고 쫓아내기를 반복했지만, 마치 제 집에 오듯 유유자적한 모습을 보고 그 순간 붓을 들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후 뱀은 무섭지 않았고 동거인처럼 자연스러운 친구가 돼 당당히 작가의 그림 소재가 됐다. 특유의 화려한 칼라로 그려낸 뱀은 더욱 매력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이호국 작가의 드로잉에는 그만의 위트와 유머가 투영돼 있다. 뱀과 인간의 밀당을 일상 모습에서 그려낸 듯한 드로잉은 자연스러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고슴도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는 한갑수 작가의 도자 작품은 뾰족한 가시의 고슴도치를 품은 뱀을 형상화했다. 날카로운 가시 탓에 물러설 수도 다가갈 수도 없이 위태롭지만 푸른 뱀은 그 뾰족함을 온몸으로 견뎌내며 또아리를 틀고 무한한 세상의 영원을 기원한다.
이밖에도 전시에서는 알록달록한 뱀 형상을 통해 ‘2025’를 형상화한 최근일 작가, 화려한 문양과 어우러진 뱀을 나타낸 임수영 작가, 꽃밭의 뱀을 담아낸 박해경 작가, 보석을 두른 뱀으로 빛나는 한해를 기원하는 정순아 작가, 뱀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색상의 오일 페인팅 작업을 선보이는 진허 작가, 이브의 사과와 함께 뱀을 등장시킨 박성휘 작가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오프닝은 오는 11일 오후 2시부터다. 9명 작가의 푸른뱀 부적과 다양한 먹거리가 어우러진 행사로, 뮤지션을 초청해 음악과 그림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오는 14일에는 9명의 작가들이 준비한 캔버스, 물감, 크레파스 등으로 자기만의 뱀을 그려보는 드로잉 체험이 진행된다. 18일 낮 12시부터 2시까지는 오방색 떡국을 끓여내는 화가 요리사의 맛있는 점심, 에피타이저와 함께 그림을 감상해볼 수 있다. 고유의 오방색이 지닌 의미를 그림으로 해석해보며 그림 속 인문철학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이다.
이당금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179명 희생자들의 명복을 기원하며 어느 때보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에게도 위안을 전한다”며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며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안녕을 기원할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을사년 국가적 재난의 액을 멸하고 소소한 복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