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8년 만에 첫 개인전을 여는 김선순 작가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연이 건네는 작은 위로와 평온을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서양화가 김선순(61) 작가가 데뷔 18년 만에 첫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는 오는 5일까지 광주 서구문화센터 2층 갤러리에서 ‘자연을 담다’를 주제로 진행된다.

김 작가는 “그림을 열심히 그리다 보면 언젠가는 전시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꿈이 있었다”며 “가족들의 응원에 힘입어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첫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떨리기도 했지만, 앞으로 더 자신감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자연을 주제로 한 서양화 작품 37점이 출품됐다. 일상 속 소소한 풍경부터 여행지에서 마주한 인상적인 장면까지, 자연에서 받은 감흥을 화폭에 담아낸 작품들이다. 봄·여름·가을·겨울 각 계절의 색감과 분위기를 따스하게 풀어낸 그림들이 보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특히 담양 죽녹원의 대나무 숲을 그린 작품이 눈길을 끈다.

‘죽녹원’

작가는 “대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정말 아름다웠다”며 “그림을 보는 관람객들이 마치 그 숲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화면 속 대나무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깊은 사색과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자연의 풍경이다.

초여름 정원을 수놓은 장미, 해를 머금은 해바라기, 담벼락 앞 구절초, 노모가 지팡이를 짚고 마중 나오는 풍경 등은 자연의 생명력과 인간의 정서를 아우르며 감상자에게 다가간다.

‘어느 여름날’

그는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순간들이 오래도록 남고, 그런 장면들이 그림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는 10년 전 작업부터 최근 작품까지 작가의 궤적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중 10여 점은 근작으로, 자연에 대한 작가의 시선과 감성이 어떻게 무르익어왔는지 보여준다.

김 작가는 2006년 등단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으며, 한국여성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여성미술공모전과 경찰문화대전 등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쌓아왔다. 그동안 여성작가 그룹전에도 참여하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다져왔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더욱 깊이 있는 회화 세계를 펼쳐갈 계획이다.

“앞으로는 해바라기를 집중적으로 그려보고 싶어요. 해바라기에는 밝은 에너지와 함께 뭔가 말로 다 할 수 없는 정서적인 울림이 있는 것 같거든요. 그 아름다움을 저만의 감성으로 담아내고 싶습니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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