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불화를 이유로 가출한 엄마와 게임에 빠져 살며 세 아이를 돌보지 않은 아빠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3단독 장찬수 부장판사는 9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부부 A(20대)씨와 B(20대·여)씨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 부부는 올해 1-3월 친아들 3명에 대해 부모로서 양육 의무를 저버리고 방치·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부의 학대는 A씨가 직장을 그만두고 게임에 몰두하며 생긴 불화에서 시작됐다.

B씨는 남편의 행태에 화가 난다며 약 3개월간 가출했는데, 그가 향한 곳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있는 친정이었다. 이 기간 A씨는 세 살짜리 큰아들과 두 살 된 쌍둥이를 사실상 학대나 다름 없을 정도로 방치했다.

자신은 정부가 지원하는 아동 수당으로 배달 음식을 구매해 배를 채우고선 아이들에겐 하루에 한 번 꼴로 이유식이나 분유를 먹였다.

급기야 아이들은 스스로 벽에 머리를 찧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이웃집에서 찾아오기까지 했지만, A씨는 양육에 나서지 않았다.

다행히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의해 구조된 아이들은 현재 보육시설에 맡겨져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선고에 앞서 장 부장판사는 양육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B씨에게 “아이들을 보러 가기는 했냐”고 물었으나 답변이 돌아오지 않자 “형을 정하기 정말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장 부장판사는 “아이들은 하늘이 준 선물이다. 다른 이들은 애를 못 가져 절망하는데 당신들은 셋이나 받았잖냐”며 “이건 인간이 정한 사회 규범에 따라서 내리는 벌이고 하늘에서 내리는 벌은 따로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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