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변압기에 부딪혀 다친 시각장애인이 관리 주체를 상대로 낸 ‘차별구제’ 소송 2심에서도 승소했다.

광주고법 민사3부(최창훈 고법판사)는 A씨가 한국전력공사에 대해 제기한 차별구제 소송 2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5일 밝혔다.

1심 재판부는 한국전력공사와 목포시가 A씨에게 공동으로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A씨는 지난 2023년 3월13일 목포시 한 보도를 걷다가 변압기에 부딪혔다. 이 사고로 A씨는 이마가 찢어지는 등 안면 열창을 입었다.

이후 A씨는 교통약자법에서 규정한 폭을 확보하지 않은 보도에 변압기가 설치된 탓에 다쳤다는 취지로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변압기 설치 자체를 장애인 차별행위로 단정하기 어렵지만, 관리상의 하자로 A씨가 다친 것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목포시에 대해서도 사고가 난 보도에 ‘점형 블록’ 등을 설치하지 않아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봤다.

항소하지 않은 목포시와 달리 한전은 2심에서 A씨의 사고처럼 ‘이례적인’ 경우에 대비한 주의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번 사고를 이례적인 행동의 결과로서 예상할 수 없었던 것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점, 변압기의 크기가 보도의 너비와 비교해 상당해 보행자들의 통행에 장애가 초래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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