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에서 종아리 부위에 녹색의 혈관이 그물처럼 선명하게 드러난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는 ‘하지정맥류’를 의심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하지 정맥의 판막기능 장애로 인해 표재정맥이 늘어나서 피부 밖으로 돌출되어 보이는 질환으로 중년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여러 유발인자들이 복합적으로 하지정맥류를 일으킬 수 있다. 가족력, 출산력, 경구 피임약 복용, 장시간 앉는 자세, 비만, 만성 질환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가족력 중 특히 모계쪽으로 상염색체 우성 유전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정맥류는 대개 무증상이나 간혹 국소부위의 무거운 느낌, 붓기, 열감, 통증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환자들이 하지정맥류로 의료기관에 내원하는 이유는 주로 피부미용의 외관상 문제인 경우가 가장 많다.

진단은 진찰, 촉진, 초음파 검사, CT를 통해 진행된다. 하지 정맥의 외형을 확인하고, 하지 불편감을 문진한다. 촉진을 통해 혈관의 상태를 파악하기도 한다. 이후 도플러 초음파 검사를 통해 판막 손상 부위에서 혈액의 역류 유무, 역류 시간과 속도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정맥류가 재발하거나 정맥류의 모양이나 위치가 특이한 경우에는 CT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모든 하지정맥류가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하는 것은 아니다. 뚜렷한 증상이 없고 미관상 문제가 없다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한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정맥 혈전염 등의 합병증이 위험한 경우에는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정맥에서 혈관벽의 탄성이 떨어지면 표재정맥에서 심부정맥으로 가는 정맥 판막에서 폐쇄부전이 발생되고 혈류순환이 느려진다. 혈액이 울체되면 정맥 내에 혈전을 만들어 이것이 염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의 치료는 양방의학의 비수술요법과 수술요법, 한방의학의 침구치료와 한약치료가 있다. 비수술요법으로는 혈관 경화요법이 있는데 하지정맥류 부위에 약물을 주입하여 혈액이 문제가 되는 곳을 지나 다른 곳으로 흐르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수술요법은 레이저수술과 고주파수술을 주로 시행하며, 문제가 되는 혈관을 제거하거나 폐쇄하는 직접적인 치료이다.

침구치료는 하지정맥류의 증상이 두드러지는 하지에 직접 시술한다. 종아리 근육을 이루는 비복근과 가자미근의 압통점 혹은 승근(承筋)혈, 승산(承山)혈, 족삼리(足三里)혈 등의 하지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혈자리에 침치료를 통해 하지부 불편감을 개선해준다. 특히 정맥류가 두드러지는 부위는 푸른색으로 두드러져 ‘청근(靑筋)’이라 부르는데, 청근에 사혈요법을 시술해도 효과가 좋다.

한약치료는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약재들로 구성되어 치료를 한다. 정맥부전의 문제가 어혈(瘀血)이면서 관절통을 보이는 경우에는 소경활혈탕(疎經活血湯)을, 추위를 타며 빈혈 경향을 보이는 하지정맥류에는 당귀작약산(當歸芍藥散)을 주로 다용한다.

생활관리 또한 중요하다. 장시간 앉거나 서 있는 자세를 피하며 활동시에는 압박스타킹을 착용하여 혈액의 순환을 도와주는게 좋다. 취침시간을 제외하고 압박스타킹은 유지하도록 한다. 그리고 누운 자세에서는 다리 밑에 베개를 대어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두도록 한다. 다리에서 심장으로 혈액이 내려가는 정맥의 이동을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다.

다리가 매일 붓고 무겁다면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치료하여 매끄러운 다리와 함께 건강한 혈관을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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