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약에는 ‘자치분권 강화’와 관련해 균형발전을 위한 국가자치분권회의 신설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지방분권은 1988년 지방자치법 개정, 1995년 단체장 직선제를 시작으로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보건의료 지방분권’의 현황 및 수요 파악과 맞춤형 정책 추진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진보당 건강권위원회(준)는 지난 6월 일본 정부의 지방분권 형태를 띤 오키나와의 지역완결형 의료 사례를 견학해 보기로 했다.

대한민국은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속도이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고령화, 저출산, 인구 감소 문제를 제도와 정책으로 대응하며 여러 시사점을 제공했다.

‘마을의 힘으로 자라, 마을과 함께 걷는 마을의 의료’라는 머릿돌이 인상적인 ‘나하민주진료소’는 1층은 외래 진료, 2-3층은 주택형 유료 노인홈, 4층은 재활서비스가 조성된 복합시설이다. 방문진료, 즉각 응급대응, 임종돌봄, 기능회복, 자립지원 기능을 목표로 1차 의료기관이 주거 기능까지 결합해 마치 초고령사회에서의 대안처럼 보였다.

개호보험법에 근거한 유닛형 시설인 ‘특별양호노인홈 유가후엔’에서는 중증 어르신의 장기입소·임종 지원, 재택돌봄 가족의 부담 경감을 위한 단기입소, 학교와 같은 형태의 출퇴근 형식으로 데이재활서비스가 진행됐다.

지역밀착형 복합시설 ‘와라티다’는 입주 기준 해당 시 지역 주민등록으로 제한된 중증 돌봄이 필요한 특별양호노인홈, 경증돌봄이 포함된 유료노인홈이 층을 달리해 운영되고 있다. 2개월마다 지역 주민, 행정기관, 입소자, 시설 직원, 지역포괄케어센터 등 관계자가 참여하는 운영추진회의 개최가 의무다.

특별양호노인홈, 지역밀착형 복합시설은 오키나와현 나하시에서 수립한 ‘지역개호계획’에 근거해 시설의 필요성이 결정돼 행정기관이 계획을 세워 공모, 운영법인을 선정해 만들어진 기관이다.

오키나와 지역의 병원 또한 각자의 역할과 기능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의 지역 의료원과 같은 오키나와 협동병원은 280병상 규모로 오키나와 남부 의료권의 급성기 병원으로 24시간 응급의료에 대응하며 지역연계실을 통해 지역 연계 허브 역할을 한다. 토요미생협병원은 지역밀착형 다기능병원으로 회복기 재활, 지역 포괄케어 기능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중간기 과정을 담당했다.

오키나와의 지역 완결형 의료·돌봄시스템은 환자의 상태와 필요에 따라 병원, 재활시설, 요양시설, 재택을 유기적으로 오가며 필요한 서비스를 지속해서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지역포괄지원센터가 핵심 거점 역할을 하면서 환자가 살던 곳에서 존엄성을 지키며 삶을 이어가도록 지역사회 전체가 돌보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보건의료 지방분권은 지역보건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면서 그 지역의 의료, 돌봄 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었다.

그렇다면 광주시 보건의료 지방분권의 시작은 무엇일까? 현재 광주는 전국에서 중증장애인 비율(39.8%)이 가장 높은 지역이며 폐렴 사망률(28.7명/10만 명당)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광주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6.5%이나 동구는 22.4%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기대수명은 증가했으나 기대수명 격차가 심화해 자치구 간 무려 13.5세의 큰 차이가 나 건강 형평성 정책이 필요하다.

상급종합병원 2곳이 동구에 집중돼 있다 보니 접근성 차이로 동구와 광산구의 상급종합병원 및 권역응급의료센터 기준시간 내 이용률 격차가 존재한다. 광주의 공공의료기관 비율은 2.9%로 전국 평균(5.2%)보다 낮으며 의료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 강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광주에서 보건의료 지방분권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광주의료원 같은 지역 책임의료기관이 설립돼 지역 필수의료의 구심점으로 양질의 필수의료 제공, 공공의료체계의 컨트롤타워 역할 수행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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