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예산 운용에 비상등이 켜졌다.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귀순 의원(더불어민주당·광산구4)에 따르면 채무가 5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 2조1천675억원에 달하고 비율도 23.63%(행정안전부 1분기 집계)로 위기단체 지정 기준(25%)에 근접했다. 이 의원은 세입 증가율도 7%로 추계했으나 광주연구원이 권고한 1.4%보다 5배 이상 과다했다며 2천300억원의 세수 펑크가 발생했음을 지적했다.

또한 2024년 한 해에만 2천30억원, 누적 8천600억원이 넘는 내부거래는 ‘눈속임’이라며 기금·특별회계를 일반회계 재원처럼 전용하는 관행을 꼬집었다. 광주에서는 도시철도 2호선 공사, 호남고속도로 확장, 인공지능(AI) 단지 조성, 글로컬대학 육성 등 대형 사업이 동시다발로 추진되는 중이다. 국내외 경기 둔화로 인한 수입 감소, 시대적 추세인 사회복지 비용 증가 등과 맞물려 채무 증가의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출 구조조정과 세입 확충 병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광주시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눈덩이로 불어나는 빚더미에 대해 다소 안일한 시각이다. 오롯이 세금 중심으로 재정을 투입하고 있으며, 시민이 떠안을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과 다소 괴리돼 있다.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 추세라면 법적 위기단체 지정이 현실화된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곳간을 축내고 있는 모습이다. 이 의원의 제안처럼 지금이라도 지방채 관리 강화, 세입 추계 현실화, 기금 운용 투명화 등 전반에 걸친 구조 개혁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국비 확보 등 세부적인 재원 조달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채무 상환 로드맵, 재정 건전화 대책을 마련하고 낱낱이 공개해 공유해야 한다.

시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예산 편성 단계부터 시작해 집행에 이르기까지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 지역의 미래 먹거리, 성장동력인 중요 현안들이 발목을 잡혀선 안 된다. 재정 위기단체로 추락하는 최악의 사태는 막아야 한다. 광주시 안팎의 우려를 해소할 실효적 대안을 찾아야 하겠다. 일부 사업과 행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재점검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관리 가능한 수준’이 아닌 것 같다. 총체적 부실에서 비롯된 위기다. 광주시의 낙관적 태도는 분명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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