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신문사에서 주최하는 사진 대전에서 큰 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쁩니다. 여러 공모전에 출품해봤지만 이번 수상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잘했다는 격려가 아니라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동안 배운 걸 바탕으로 제 나름의 색깔을 더욱 깊게 찾아가려 합니다.”

제17회 광주매일신문 전국사진대전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정기섭(75·사진)씨가 밝힌 소감이다.

정씨의 수상작 ‘유혹’은 충장로의 옷가게 거리를 걷다 마주친 유리 쇼윈도 반사를 통해 탄생했다. 유리판에 비친 마네킹의 옷과 길거리 풍경이 한 화면 안에서 겹쳐지며 현대 문명의 화려함을 시각적으로 포착한 작품이다.

그는 “양쪽에서 빛이 들어와 반사되며 전혀 다른 공간이 하나로 합쳐지는 장면이었다”며 “사진을 배우며 이런 표현을 ‘시각적 예술(visual art)’이라 부른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광주대 평생교육원에서 사진을 배우며 쌓은 경험과 최영태 지도교수의 가르침이 큰 밑바탕이 됐다.

“교수님이 늘 강조하시는 게 있어요. 남이 안 한 새로운 기법을 시도해보라는 말이죠. 물에 비친 모습이나 반사된 장면처럼 낯선 구도를 찾아내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시도가 이번 작품에 잘 녹아든 것 같아요.”

정씨는 직장 생활 시절부터 가족과 친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사진과 인연을 맺었다. 본격적으로 사진 공부를 시작한 건 퇴직 이후인 2016년부터다.

“그전엔 구도도 모르고 그냥 찍었죠. 그런데 배우면서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배운 대로 실천하다 보니 사진의 깊이가 달라졌어요.”

현재 그는 광주사진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동호회 출사를 함께 다니고, 새로운 촬영 기법을 꾸준히 익히고 있다. 특히 반사·그림자·빛의 굴절을 활용한 촬영에 관심이 많으며, 최근에는 드론 촬영에도 도전하고 있다.

정 씨는 “사진이라는 게 단순히 장면을 담는 게 아니라, 눈앞의 풍경 속에서 또 다른 세계를 발견하는 일”이라며 “그 과정이 매번 새롭고 설렌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시각적 예술로서의 사진을 더 탐구하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했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반사, 그림자, 물의 반영처럼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이는 순간에 매력을 느껴요. 그런 장면들을 계속 기록하고, 언젠가 개인전으로 선보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씨는 “사진은 늘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해주는 예술”이라며 “앞으로도 기록에 남을 만한 작품을 꾸준히 남기겠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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