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지난 8월30일부터 10월31일까지 목포·진도·해남 등 전남 일원에서 개최됐다. 두 달 동안 약 44만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으며, 전통 수묵의 세계화와 전남 문화예술의 저력을 입증했다. 목포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전시 설명을 듣는 관람객들의 모습.

남도의 하늘과 바다를 수묵의 빛으로 채운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지난달 3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수묵비엔날레는 ‘문명의 이웃들 Somewhere Over the Yellow Sea’를 주제로 국내외 20개국 83명의 작가(팀)가 참여해 전통 수묵의 정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3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가 어우러진 수묵의 향연으로 전남 수묵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난 8월30일 개막 이후 10월31일까지 목포시·진도군·해남군 등 전남 일원에서 진행된 이번 비엔날레는 약 44만명의 누적 관람객을 기록, 남도 수묵예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번 전시는 해남을 ‘뿌리’, 진도를 ‘줄기’, 목포를 ‘세계화의 지점’으로 설정한 나팔관형 구성으로 기획돼 수묵의 전통부터 현대까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작품세계가 펼쳐졌다.

특히 해남 고산윤선도박물관에서는 조선 후기 대표 수묵화가 공재 윤두서(1668-1715)의 ‘세마도’ 진본이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말 그림의 대가로 불린 그의 필치를 확인하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진도 남도전통미술관에서는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5인, 이응노·서세옥·박생광·황창배·송수남을 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이응노의 ‘문자 추상’ 시리즈, 박생광의 ‘무당 5’, 황창배의 ‘무제’ 등은 한국화의 현대적 전환과 실험정신을 집약적으로 보여줬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새롭게 전시관으로 탈바꿈한 목포실내체육관은 가벽을 설치해 현대적인 공간으로 재구성됐다.

전광영, 프셰미스와프 야시엘스키, 황인기 등 국내외 작가들이 각기 다른 매체로 수묵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이처럼 전통 수묵화뿐 아니라 설치미술·미디어아트·영상 등 동서양의 다양한 표현 양식을 아우르며 ‘수묵의 새로운 물결’을 보여줬다.

수묵의 정신이 현대 기술과 문화적 감수성 속에서 확장되며, 남도 예술이 세계와 소통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내 미술계에서도 서구 중심의 비엔날레 흐름 속 동아시아 미학을 조명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됐다.

김은영 전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비엔날레는 전통 수묵의 가치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세계와 공유하고 미래 세대와 소통하는 전환점이 됐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예술가와 관람객을 연결하며 세계 유일의 수묵 비엔날레로서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남도와 전남문화재단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2027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준비 착수,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아트센터’ 건립 추진, 국제 수묵 교류 및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 중장기 발전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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