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상경의 네 번째 괘는 산수몽(山水蒙)이다. 하괘는 감수, 상괘는 간산으로 산 아래 물이 있는 상이다. 앞에 큰 산이 중후하게 있고 그 산 밑에 물과 안개가 피어 올라가고 있으니 흐리고 몽롱해 잘 보이지 않는다. 사람으로 보면 아직 지혜의 싹이 자리지 않아 어리석고 아둔한 사람이다. 그래서 ‘어두울’ 몽(蒙)괘다. 서괘전(序卦傳)에서 둔자 물지시생야 물생필몽 고 수지이몽(屯者 物之始生也 物生必蒙 故 受之以蒙)이라고 괘순을 밝혔다.

즉 ‘둔(屯)은 만물이 처음으로 생겨난 것으로 만물이 처음으로 나면 반드시 어리고 몽매하다. 그러므로 몽괘로 받는다’고 했다. 따라서 몽의 시기에는 선생을 모시고 공부해 바르게 자라는 양정(養正)의 때다. 이를 몽괘의 괘사(卦辭)에서 밝히고 있다. 몽의 상(象)은 험한 산에 구름과 연기가 가득 차있고(巖險雲煙之象), 산 아래 보물과 녹봉을 숨겨 놓고 있으며(人藏祿寶之意) 아직 꽃이 개화되지 않는 모습(生花未開之課)이다.


몽괘의 상하괘의 관계를 살펴보면 상괘 간괘는 멈춰 정지해 있고 하괘 감수는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어 상·하괘가 모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해결 능력이 없다.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위치에 있는 주괘주(主卦主)인 육오는 상구의 양효(陽爻)의 힘에 눌려 꼼짝 못하고 양위에 음효로 자신의 문제조차 해결할 능력이 없다. 오직 유일한 방법은 육오가 아랫사람들 중에서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 구이를 발탁해 가르치고 길러서 능력을 발휘하게 한다면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마치 소년 가장을 길러 집안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같아 몽괘라 한다.

몽괘의 괘사를 살펴보면 ‘몽형 비아구동몽 동몽구아, 초서고 재삼독 독불즉고 이정’(蒙亨 匪我求童蒙 童蒙求我, 初筮告 再三瀆 瀆不則告 利貞)이다. 즉 ‘몽은 형통하다. 내가 동몽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동몽이 나를 구하는 것이니, 처음 점하거든 알려주고 두세 번 점하면 모독하는 것이다. 모독하게 되면 알려주지 않는 것이니 바르게 함이 이롭다’라는 의미다. 몽은 매사가 어두우니 좋은 선생을 만나서 가르침을 받아 충분히 길러진 다음에야 형통하다(蒙亨). 그래서 선생이 학생을 찾는 것이 아니고 학생이 훌륭한 선생을 구하여(匪我求童蒙 童蒙求我) 마치 신(神)에게 묻는 것처럼, 예를 지키고 성심을 다하되 의심해 여러 번 물어서 더럽히지 말고 구하는 것(初筮告 再三瀆 瀆則不告)이 바르고 이롭다(利貞). 이러한 괘사의 내용을 상으로 설명하면 내괘의 감(坎)은 험(險), 삼사오효 곤토(坤土)는 의심, 수(數), 외괘 간산은 손(手), 신(神 ), 이삼사효 진목(震木)은 서죽을 의미하니 이를 해석해 보면 ‘위험에 처했을 때 손에 서죽을 들고 신에게 고(告)하면 의심해 묻는 바에 대해 수로써 해결방법과 길흉을 알려준다는 의미다. 몽괘에서 주괘주는 육오 학생이고 성괘주는 구이 선생으로서 육오와 구이가 서로 응하니 육오인 어린 군주가 구이인 훌륭한 스승을 만나 구이는 근엄하고 성실하게 가르치고 육오는 군의 자리에 있지만 겸손으로 잘 공부하는 상이다.

몽괘는 상대방 입장에서 보는 빈괘(賓卦)로는 둔괘가 된다. 나는 어리석고 몽매하지만 상대방도 둔난의 어려운 시기에 있어 해결 방법을 못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몽괘는 어디에서 왔는가? 운이생괘(運而生卦)를 해보면 산뢰이(山雷頤)괘에서 왔고 간위산(艮爲山)으로 간다. 이괘(頤卦)는 위아래 턱의 상으로 ‘양육하다, 먹다, 기르다’는 뜻으로 양식을 구하는 괘이므로 취업에 맞는 괘이나 생활자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잘 되지는 않는 괘이다. 이괘의 초효가 올라가 몽괘가 됐고 이효가 올라가면 중산간(重山艮)이 된다.

점해 몽괘를 얻으면 현재는 어돔에 덮혀 있고 보지 못하고 잊어버렸다. 아직은 어리고 젊어 지혜의 싹이 자라지 않아 오리무중이고 실력부족이며 지식결핍 상황이다. 감수의 수난(水難)의 상으로 현재는 어둡고 고민을 품고 있다. 그러나 처음은 바람직하지 못하더라도 훗날 길해지고 대학자로 성장할 것이니 초조하지 말고 순서 있게 쉬지 말고 꾸준히 전진한다면 5년 후에는 좋아진다. 차남이 동북쪽으로 들어가는 상으로 스승이나 선배 또는 자기 집에 있는 유력한 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유비가 제갈공명을 만나 현실 타계의 방법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전권(全權)을 맡기는 형국이다.

몽의 시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외괘인 간산을 전도(顚倒)시켜 진뢰로 향하도록 한다면 괘는 뇌수해(雷水解)가 돼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 해괘(解卦)는 ‘고민이 풀리고 분쟁이 해결된다’는 의미이니 어떻게든 상괘인 상대방의 강경하고 움직이지 않는 태도를 바꾸는 수단을 취하면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따라서 운세·사업·거래 등은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으나 아직은 때가 아니고 무엇인가 상대방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방책이 필요하다. 혼담·여행 등은 잘 진행되지 않고 가출인, 분실물, 기다리는 사람은 몽의 시기이니 모두 모를 때이다. 몽의 시기에는 무엇이든지 잘 진행되지 않고 예상외의 결과가 되는 일이 많다고 본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망해 버리거나 부탁했던 사람이 갑자기 오리무중이 되어 버리거나 머리가 멍해 잊어버린다거나 도중에 큰 비 등의 장애를 만나 일이 틀어진다는 식으로 판단할 수 있다.

병으로는 간산아래 감수가 있으니 비위(脾胃)에 독, 피, 고름이 차서 배가 아프거나 식체, 중독, 소화불량, 타박상에 의한 내출혈, 동맥경화, 혈행불순, 월경불순, 시험공부를 과로하여 머리가 멍해진 사람, 머리병, 치매증세, 감(坎)의 귀가 막힌 난청 등으로 안에서 쌓여 진행되는 악성병이다. 물가는 낮지만 비싸질 우려가 있고 산기(産期)에 임박한 잉태는 조금 늦어지거나 어려움이 있고 날씨는 구름이 끼고 비올 듯하며 장마 때와 같은 눅눅한 날로 구름과 안개가 짙게 끼어 햇빛이 비치지 않는다.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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